[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 하루 만에 일제히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장 직전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를 부설하는 모든 선박에 발포 명령을 내리면서 양 측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된 영향이다.
중동이 지정학적 긴장과 함께 유가 변동성과 채권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기술주 중심의 하락 압력이 확대됐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9.71포인트(0.36%) 내린 49,310.32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9.50포인트(0.41%) 떨어진 7,108.4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19.06포인트(0.89%) 하락한 24,438.5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나란히 장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소프트웨어 업종 급락과 국제유가 반등이 겹치며 결국 하락 마감했다.
최근 3월 저점 이후 가파르게 반등한데 따른 단기 과열 부담 속에서 차익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먼저 중동 변수가 시장을 압박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싸고 대치하면서 긴장이 재차 고조됐다. 이번 주 들어 상업용 선박이 나포되는 등 해상 충돌 우려가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선박에 대해 미 해군이 즉각 격침하라고 지시하며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나는 미 해군에 호르무즈 해협 수역에 기뢰를 설치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그것이 아무리 소형 선박이라 할지라도 사격해 격침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의 기뢰 제거 작전과 관련해 "이 활동을 계속하되 그 규모를 3배로 늘릴 것을 명령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협상 시한을 무기한 연장하겠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공식적으로는 휴전 상태지만 해협 통행이 제한된 상황이 이어지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이란 협상팀 내 강경파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은 휴전 연장보다 분쟁 재확대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여기에 테헤란에서 방공망이 적대적 목표물을 향해 가동됐다는 보도까지 전해지며 지정학적 불안이 다시 부각됐다.
장 후반에는 시장 변수 측면에서 금리와 유가가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상승 흐름을 보이며 부담으로 작용했다. 동시에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대를 유지하며 에너지 비용 상승 우려를 자극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5달러를 웃돌며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뉴욕증시가 뚜렷한 방향성 없이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장은 다음 상승 촉매를 기다리며 당분간 일정 범위 안에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와 반도체, 빅테크 중심으로 약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지수 하락의 중심에는 소프트웨어 업종이 자리잡고 있다.
찰스 슈왑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와 기술주 전반에서 실적 발표 이후 실망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압력이 확대됐다.
IBM은 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연간 가이던스를 그대로 유지한 데 대한 실망감이 커지며 주가가 8% 급락했다.
서비스나우는 중동 분쟁 여파로 구독 매출 성장세가 둔화했다는 평가 속에 17%나 폭락했다.
이 영향으로 마이크로소프트 (-4%),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7.2%), 오라클 (-6%) 등 주요 소프트웨어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소프트웨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IGV ETF 는 5.8% 급락했다
대형 기술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4% 하락했고, 팔란티어는 7%, 오라클은 6% 안팎 밀렸다.
반면 반도체 업종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1분기 매출 48억3000만달러(+19%), 주당순이익(EPS) 1.68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2분기 매출 50억~54억달러의 강한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주가가 19.4% 급등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90% 급증한 가운데 산업용 반도체 매출도 30% 증가하며, 메타·아마존 등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수혜가 본격화됐다는 점이 부각됐다.
테슬라는 전날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한 이후 3.6% 하락세를 보였고, 반도체 설계 기업 암 홀딩스 는 AI 칩 기대와 메타와의 협력 기대 속에 4.1% 상승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3% 오른 95.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 6월물 역시 3% 뛴 배럴당 105.07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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