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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농촌 인력난 구원투수 계절근로자, 생활 적응 지원은 외면

해 학습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한국어 습득을 기대하기보단 번역 앱 사용법을 교육하거나, AI를 활용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손민정 기자 sonmj@agrinet.co.kr 전북대 연구팀 연구 보고서

농촌 인력난 구원투수 계절근로자, 생활 적응 지원은 외면

결혼이민여성이 통역·가교역할

지원체계 없이 개인에 맡겨

주민 교류ㆍ정보제공도 주요 변수

번역앱 활용 등 언어교육 필요

계절근로자가 농촌 인력난을 메우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작 이들의 농촌 생활 적응 문제는 방치돼 있다. 단순한 노동력 공급을 넘어, 농촌 공동체 안에서의 관계 형성과 적응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현장에서 통역과 중개 역할을 떠맡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의 부담이 큰 만큼, 이를 행정이 분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북대 연구팀이 대산농촌재단의 지원을 받아 ‘계절근로자의 농촌 생활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김주영 전북대 선임연구원과 황티응옥후옌 전북대 박사과정생이 공동 진행한 이번 연구는 계절근로자 167명과 선주민 1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병행해 진행됐다.

기존 계절근로 연구가 제도와 인력 수급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사람과 관계’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연구 결과, 결혼이민여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계절근로자 제도 유지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형 계절근로자의 경우 이탈을 줄이기 위해 결혼이민여성의 친족을 초청하는 사례가 다수 파악됐다. 이때 결혼이민여성은 고용주와 근로자를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통역은 물론 일터 방문과 관리, 갈등 조정 등 상당한 양의 부가적인 노동을 떠안고 있었다.

책임연구자인 김주영 전북대 전임연구원은 “친족을 초청한 결혼이민여성은 고용주와 계절근로자 간 통역과 일터 관리 등 행정에서 맡아야 할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었다”면서 “개인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행정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형 계절근로에서도 결혼이주여성이 농협의 통역관으로 참여하는 사례가 다수 파악됐다. 통역관은 계절근로자를 농가에 배정하거나, 처음 배정된 농가에서 함께 일하며 소통을 돕는 등 단순 통역 이상의 업무를 수행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대부분 최저시급의 3~10월 단기계약직으로 불안정한 고용 환경에 놓여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통역관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고용 안정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계절근로자의 적응에는 주민과의 교류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마을 주민과의 교류 빈도가 높을수록 일상생활 적응이 더 쉬웠다. 또 농가형 계절근로자의 경우 실제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평가적 피드백이 이뤄질 경우 업무 적응도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주민과 근로자간 자기소개를 하고 인사를 권장하는 등 간단하게라도 얼굴을 트고 서로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며 “공공형의 경우 관리 효율성과 안전을 이유로 지역 주민과의 접촉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는데,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상호 작용에 필요한 한국어 능력에 있어서는 번역 앱 활용 등 현실적 대안을 내놓았다. 97%의 계절근로자가 한국어를 모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한국어 교재 등은 이미 다양하게 개발돼 있지만, 계절근로자들은 한정된 기간에 집중적으로 일을 해 학습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한국어 습득을 기대하기보단 번역 앱 사용법을 교육하거나, AI를 활용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손민정 기자 sonm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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