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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트북을 열며] 42년 전 사고에 갇힌 영주시장 선거

선거는 미래를 묻는 과정이다. 그러나 선거 막판이 되면 종종 과거가 현재를 집어삼킨다.

[노트북을 열며] 42년 전 사고에 갇힌 영주시장 선거

▲ 권진한 기자.

선거는 미래를 묻는 과정이다. 그러나 선거 막판이 되면 종종 과거가 현재를 집어삼킨다.

영주시장 선거가 그렇다. 6·3 지방선거 투표일을 코앞에 앞두고 국민의힘 황병직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우창윤 후보 측이 42년 전 교통사고 경위를 둘러싸고 맞고발전에 들어갔다.

TV토론회 발언을 둘러싼 허위사실 공표 논란은 성명과 고발장, 판결문 해석 공방으로 이어지며 선거판의 중심 이슈로 떠올랐다.

우 후보 측은 황 후보가 과거 사고를 ‘생계형 대리운전 사고’처럼 설명해 유권자 판단을 흐렸다고 주장한다. 반면 황 후보 측은 상대가 ‘음주’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판결문에도 없는 사실이라며 허위사실 공표라고 맞선다. 양측 모두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사실관계와 법적 책임은 결국 수사기관 판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따로 있다. 선거가 정책 경쟁보다 과거 검증 공방에 빨려들어가는 모습이다. 후보의 전과와 과거 이력은 당연히 검증 대상이다. 공직을 맡기려는 시민 입장에서 도덕성과 책임성을 살피는 일은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다. 특히 후보 스스로 과거를 어떻게 설명하고 책임지는지는 유권자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검증 자체를 네거티브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검증은 사실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추정과 해석, 감정적 프레임이 사실을 대신하기 시작하면 선거는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아니라 상대를 흠집 내는 전쟁으로 변질된다. 선거 막판일수록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자극적 표현이 더 큰 파장을 만든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

영주시민이 이번 선거에서 진짜로 듣고 싶은 것은 42년 전 사고 경위만이 아닐 것이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을 어떻게 막을지, 원도심과 상권, 농촌과 복지 문제를 어떤 비전으로 풀어갈지에 대한 답일 것이다.

과거는 검증하되 미래를 잃어서는 안 된다. 결국 투표소에서 시민이 선택하는 것은 고발장 한 장이 아니라 도시의 다음 4년이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만큼은 상대를 향한 공방보다 시민을 향한 비전 경쟁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그것이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고, 선거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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