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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노봉법까지… 美 비관세 공세 더 세진다

이를 비롯해 강제노동, 미국 기업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정부 조달 배제 등까지 언급하며 비관세 공세를... AI 인프라 조달과 관련해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작년 5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자원 등의...

노봉법까지… 美 비관세 공세 더 세진다

강제노동, 쌀, AI 조달 등 차별 언급

301조 조사 중복… 협상 압박 카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2026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한국 정부의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처음 언급했다. 이를 비롯해 강제노동, 미국 기업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정부 조달 배제 등까지 언급하며 비관세 공세를 쏟아냈다.

스스로를 '관세왕'이라고 칭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하면, 미국 정부는 이 보고서 내용 중 일부를 무역법 301조 관세 부과의 명분이나 자국 투자 압박용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정부는 '풀 건 풀고 협의할 것은 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USTR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공개했다. 보고서 전체 분량은 작년 397쪽에서 올해는 534쪽으로 대폭 늘어났다.

분량부터 무역 장벽을 압박하고자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중이 엿보인다. 한국에 대한 분량도 7쪽에서 10쪽으로 늘었다.

USTR은 신설된 '비시장 정책 및 관행' 섹션에서 한국의 노동자 권리 보호와 관련한 법률에 '관심'(concern)을 표하면서 작년 통과된 노란봉투법을 언급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한국은 결사·단체 교섭의 자유라는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명시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NTE의 노란봉투법 언급이 노동시장의 변동 사항을 단순 서술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작년 7월 노란봉투법에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는 만큼, 언급 자체만으로도 관심이 쏠린다.

AI 인프라 조달과 관련해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작년 5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자원 등의 조달 과정에서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을 배제하고 한국 기업들만 입찰하도록 제한했다고 서술했다.

USTR은 이 밖에 한국의 플랫폼 규제 법안, 위치 기반 데이터 등의 국외 반출 제한, 망 사용료 정책, 결제 서비스와 관련한 복잡한 인증·보안 기준, 공공 시장에 대한 외국 클라우드 사업자의 입찰 관련 제약 등을 서비스 분야 장벽으로 적시했다. 노동 분야에서는 작년 4월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전남 신안의 태평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에 대해 "강제노동 사용을 합리적으로 보여주는 정보를 토대로" 인도보류명령(WRO)을 발령한 사실을 서술했다. 이 외에 쌀·대두 저율관세할당(TRQ), 부가가치세(VAT), 관세회피 대응 비협조 등의 항목을 추가했다. 한국의 쌀 시장에 대해서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이 주도하는 미국산 쌀 수입 할당량의 구매와 배분 과정과 관련한 투명성 등에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USTR은 매년 3월 말 NTE를 발간하고, 한국을 포함한 60여개 국가를 대상으로 각각의 무역장벽을 지적한다. 보고서 서문은 상호무역협정과 기본합의를 구분하고 있지만, 이후 국가별 서술에서는 기본합의도 법적 구속력 있는 협정에 준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USTR은 지난달 12일 연방 관보에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를 선언하고 조사 대상으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베트남, 인도 등 총 16개 경제주체를 적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NTE가 당시 언급한 301조 조사와 같은 맥락인 만큼, 이를 토대로 향후 통상 협상에 대응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조성대 무협 통상연구실장은 "비시장정책, 강제노동, 관세회피 등과 쌀·대두 수량제한 등이 추가됐지만 이 외에는 전년 대비 크게 변화하거나 요구수준을 높이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며 "301조 조사 사안과의 중첩, 미 행정부의 관심도를 기준으로 중요 사안을 선별해 통상압박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NTE에 있는 모든 리스트들을 관심을 갖고 봐야겠지만, 중요도에 있어서는 모두 다 같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오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우리가 협의하면서 국내 기업의 이익과 국익에 최선이 되는 방향으로 해 나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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