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중북부 라수와 지역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공사 현장 근처에서 발생한 홍수 장면. 중국 쪽 출입국 사무소의 CCTV 영상. X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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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국경을 접한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기습 폭우에 이은 홍수로 최소 95명이 사망하고 400여명이 실종됐다. 외국인 실종자 341명 중 한국인은 9명으로 알려졌다.
26일 로이터통신과 인도 언론 보도 등을 보면, 이날 네팔 북부 라수와에서 기습 폭우가 내리면서 빙하와 암석의 산사태를 동반한 홍수가 발생했다.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인구 약 5만명의 라수와에서 거대한 흙탕물처럼 보이는 홍수가 골짜기에 자리 잡은 건물을 휩쓸고 내려간다. 주택이 무너지고 차량이 떠내려가며 철교가 쓸려나가는 모습 등을 현지 방송들이 보도하고 있다.
네팔 중북부 라수와 지역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공사 현장 근처에서 발생한 홍수 장면. 중국 쪽 출입국 사무소의 CCTV 영상. X 갈무리
인도 언론 피티시(PTC) 뉴스는 “라수와 지역 홍수의 원인은 폭우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티베트 쪽에 상당한 양의 비가 내렸고 이로 인해 빙하호가 범람하며 이번 재해를 촉발했을 가능성을 (네팔 당국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장관은 국회에서 “초기 조사 결과 오전 8시37분쯤 발생한 지진으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강을 막았으며, 이것이 홍수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카날 장관이 언급한 시각에 해당 지역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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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관광국은 외국인 341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수닐 샤르마 네팔 관광청 대변인은 실종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네덜란드, 미국, 말레이시아,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여러 국가 출신이라고 말했다. 네팔 정부는 고립된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헬기를 보냈지만 피해 지역의 강물이 범람하면서 착륙 지역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네팔 군 대변인 라자 람 바스넷은 “강물 수위가 낮아질 때까지 피해 지역에 구조 헬기가 착륙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팔 누와콧 지역의 트리슐리 바자르 강변에서 26일 발생한 급류 홍수로 주택들이 흙탕물에 잠겨 있다. 이날 네팔 북부 라수와에서는 거대한 홍수가 휩쓸며 도로와 전력 기반 시설이 파손됐고, 외국인을 포함한 수백명의 관광객이 실종됐다. AFP 연합뉴스
중국 쪽에서도 티베트 시가체시 지룽 통상구 일대에 대규모 인명 피해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도로와 통신·전력 등이 끊기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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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가 난 라수와는 지난해 8월에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산악 지역의 고온 현상으로 발생한 기습 폭우로 인접한 티베트의 빙하호가 범람했다. 9명이 목숨을 잃었고 중국과 네팔을 연결하는 다리를 포함한 주요 기반 시설이 파괴됐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의 기후 전문가들은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한 눈사태·산사태 등이 이날 홍수를 야기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라수와 지역의 보테코시 강의 지류인 렌데 코라 강이 이날 가장 큰 범람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기후 연구 단체의 재난 위험 전문가인 사스와타 산얄은 에이피(AP) 통신에 “렌데 코라 강은 14개월 동안 두 번이나 범람했다”며 “이번에는 네팔 쪽 빙하에서 발생한 얼음과 암석·눈사태가 강을 막았다가 하류로 갑자기 물길이 터지면서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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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과 인도, 중국 등 여러 국가를 가로지르는 히말라야 지역은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다른 지역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집중호우, 홍수, 산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카트만두에 있는 기후변화 연구 단체들에 따르면, 올해 초 힌두쿠시-히말라야 지역 전역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고, 2000년 이후 빙하 손실률이 이전에 비해 두 배로 증가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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