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모든 화력을 쏟아붓던 ‘올인’ 구간을 지나 본격적인 수익 회수기에 진입한다. 지난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IDC) 등 설비투자에 집중했던 단계를 넘겼다. 2026년부터는 ‘에이전트N’과 ‘AI탭’을 앞세워 돈을 벌고 늘어난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선순환 궤도에 오른다는 구상이다.
17일 네이버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12조35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인프라 투자 광풍 속에서 본업의 ‘기초체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AI 국민비서' 시범 서비스 개통식에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왼쪽)과 네이버 최수연 대표 (사진=네이버)
다만 잉여현금흐름(FCF)은 세종 데이터센터 확장과 GPU 클러스터 구축 등 설비투자 급증 탓에 일시적으로 눌린 모습을 보였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GPU를 포함한 인프라 투자는 연간 1조 원 단위”라며 “피지컬 AI 등 신규 사업 확대를 감안하면 GPU에만 1조 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가 인프라 선투자의 피크시기였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해 네이버의 AI 전략은 얼마나 쓰느냐에서 얼마나 버느냐로 무게중심이 이동한다. 그 선봉에는 ‘에이전트N’이 있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중 통합 검색에 ‘AI탭’을 신설하고 쇼핑·예약·결제를 하나로 잇는 에이전트N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사용자가 질문을 던지면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결제까지 대행하는 ‘실행형 AI’다. 이에 맞춰 광고 모델도 기존 클릭당 과금(CPC) 위주에서 구매 전환(CPA) 및 대행 수수료 비중을 키우는 구조로 개편한다. 같은 트래픽에서도 더 높은 마진을 뽑아내겠다는 전략이다.
주주환원 체계도 수익화 국면에 맞춰 재정비했다. 네이버는 2025~2027년 3년 동안 직전 2개년 평균 FCF의 25~35%를 매년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2025년 결산 기준 배당금은 총 3936억원(주당 2630원) 규모다. 네이버는 이번 주주환원 방침을 통해 주주 가치 제고와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직접 충돌을 부담으로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오픈AI가 한국어 최적화 에이전트를 앞세워 검색 시장을 잠식할 경우 트래픽 사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며 “에이전트N이 글로벌 플랫폼이 대체할 수 없는 ‘로컬 예약·결제 생태계’의 완결성을 얼마나 빨리 증명하느냐가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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