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안 편성지침 확정
정부가 내년 예산안 편성에서도 적극 재정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내년 재정 지출은 728조원에 달하는 올해 예산안보다 크게 늘어나 80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획예산처는 30일 국무회의에서 ’2027년 예산안 편성 지침·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을 의결·확정했다. 이는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를 담은 것으로, 각 부처가 예산안을 짤 때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매년 3월 말 편성 지침을 내리면 각 부처는 5월 말까지 예산안을 내고, 이를 취합한 전체 예산안은 9월 2일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내년 예산도 적극재정 기조
기획처는 “내년 예산안은 적극 재정 기조를 유지해 국정 성과를 본격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 규모는 기존 정부 전망보다 훨씬 큰 8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한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재정 지출은 올해 예산안(728조원)보다 5% 늘어난 764조4000억원이다. 그러나 현재 편성 중인 약 25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포함한 지출에서 5%가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79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나 2차 추경 가능성 등을 반영할 경우 내년 예산은 800조원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에도 적극 재정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올해 8.1%인 재정 지출 증가율을 내년부터 낮춰 2025~2029년 연평균 재정 지출 증가율을 5.5%로 관리하겠다는 정부 목표도 달성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이미 2029년까지 예상되는 재정 적자 수준을 매년 정해뒀는데 향후 경제 성장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 세수가 줄어 적자 폭은 더 가팔라질 것”이라며 “더 큰 규모의 적자 재정 편성은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의무 지출 10% 줄이기 등 지출 구조조정도
다만 정부는 무조건 재정을 확장하는 것은 아니라며,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재원 마련도 하겠다고 했다. 기획처는 “국정과제와 함께 저출생, 산업 경쟁력 저조 등 5대 구조 개혁처럼 재정이 해야 할 일에 적극 투자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지출 재구조화를 통한 재정 확충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지출 구조조정 유형을 유사 사업 통폐합, 사업 우선순위 조정, 민간으로의 재원 분담 등 10가지로 제시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재량 지출 15%, 의무 지출 10% 수준을 감축하겠다고 했다. 사업 수 기준으로는 지출 구조 조정 대상 사업 수의 10% 수준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모든 재정 사업을 원점 재검토하고 한시·일몰 사업은 관행적으로 연장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원칙적으로 종료하기로 했다. 의무 지출에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용범 예산실장은 “의무 지출은 대부분 법령에 근거하고 있어 지출을 줄이기 쉽지 않다”면서도 “줄일 수 없는 복지 제도는 전체 모수에서 제외하고 적정한 수준의 모수를 마련해 그중의 10%를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선택과 집중 방안도 넣기로
한편 내년 예산은 인공지능 전환(AX)이나 K콘텐츠 제작 지원 등 국가 성장 동력 확충과 지방 주도 성장, 양극화 해소, 안전 및 평화 기반 구축 등 4대 중점 분야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3년 차인 만큼 국정 과제를 적극 추진하는 데 예산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예산안 편성 시 국민 참여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국민 참여 예산 플랫폼을 통해 접수되는 지출 효율화나 국민 제안 사업은 최우선으로 검토하고, 각 부처가 민생·산업 현장이나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들은 국민 의견도 예산안 요구서에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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