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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남들 다 가는 여행은 그만”

여행에도 ‘일생일대’가 있다. 다시 가기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간절하고, 긴 비행을 감수하며 큰맘 먹고 떠나게 되는 곳이다. 사막과 바다가 맞닿은 멕시코에서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찾고, 잠비아에서는 대지를 울리는 폭포와 야생의 생명력을 마주한다.

일생일대 럭셔리 여행지 3곳

멕시코 로스카보스

과학 기반 맞춤 건강일정 설계

지속 가능한 생활 습관도 처방

잠비아 리빙스턴

빅토리아 폭포 등 지역 대자연

현지음식·연주 등 전통요소도

몰디브

쌍둥이 섬, 활동·휴식 이원화

여행에도 ‘일생일대’가 있다. 다시 가기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간절하고, 긴 비행을 감수하며 큰맘 먹고 떠나게 되는 곳이다. 사막과 바다가 맞닿은 멕시코에서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찾고, 잠비아에서는 대지를 울리는 폭포와 야생의 생명력을 마주한다. 몰디브의 외딴 섬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오롯이 원하는 방식으로 하루를 완성한다.

최근 럭셔리 여행의 기준도 화려한 객실과 값비싼 서비스에서 ‘그곳에서만 가능한 경험’으로 옮겨가고 있다. 글로벌 럭셔리 여행 네트워크 버츄오소가 50여개국 여행 자문가 2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 럭스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45%는 전용 공간과 프라이빗 서비스, 최고급 맞춤 경험을 포함한 ‘울트라 럭셔리 여행’ 수요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55%는 여행 한 번에 쓰는 비용도 소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부유층이 여행을 떠나는 가장 큰 동기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새로운 목적지를 발견하는 설렘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 휴식과 웰니스가 뒤를 이었다. 어디에서 자느냐보다 누구와 무엇을 경험하느냐가 여행의 가치를 결정하는 셈이다.

쉽게 닿을 수 없기에 더욱 간절하고, 오래 준비했기에 더욱 선명하게 기억되는 여행. 멕시코와 잠비아, 몰디브에서 만나는 세 가지 ‘일생일대의 순간’을 살펴봤다.

◆칸쿤만 알았다면…사막과 바다 사이 멕시코의 웰니스 성지

한국인에게 멕시코 여행 하면 ‘칸쿤’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반대편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에는 사막과 코르테스해가 맞닿은 또 다른 휴양지 ‘로스카보스’가 있다. 로스카보스는 거친 사막과 푸른 바다가 하나의 지평선에서 만나는 곳이다. 화려한 카리브해 휴양지 칸쿤과 달리, 자연 속 고요와 웰니스·미식을 즐기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곳이 산호세 델 카보에 자리한 ‘자둔 로스 카보스, 리츠칼튼 리저브’다. 멕시코 최초의 리츠칼튼 리저브로, 사막의 사구와 토착 식물 사이에서 코르테스해를 마주한다. 로스카보스 국제공항에서는 차로 약 30분 거리다. 한국에서 로스카보스까지 직항편은 없지만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서부 도시와 함께 일정을 구성하기 좋다.

자둔 로스카보스 웰니스

리조트에 들어서면 바깥세상과 거리를 둔 듯한 고요가 찾아온다. 113개의 객실과 스위트, 빌라는 사구와 토착 식물 사이에 낮게 배치됐다. 실내외의 경계를 줄이고 석재와 목재, 천연 섬유를 활용해 바람과 빛, 파도 소리를 공간 안으로 끌어들였다. 멕시코 각지의 예술가와 장인이 제작한 작품과 가구도 객실 곳곳에 배치했다.

자둔에서의 럭셔리는 몸과 마음을 다시 살피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웰니스 브랜드 센세이(Sensei)와 협업한 프로그램은 ‘움직임·영양·휴식’을 세 축으로 삼는다. 운동과 명상, 마음가짐, 수면 등에 관한 상담과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여행자의 생활 습관과 건강 목표에 맞는 일정을 설계한다.

며칠간 마사지를 받고 쉬는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 운동생리학과 영양, 마인드풀니스 분야의 전문가가 여행자의 현재 상태를 살피고, 여행 후에도 이어갈 수 있는 생활 습관을 찾도록 돕는다. 이는 지속 가능한 변화를 추구하는 최근 웰니스 여행 흐름과 맞닿아 있다. 글로벌웰니스연구소(GWI)에 따르면 세계 웰니스 관광 지출은 2024년 8940억달러로 전년보다 13.8% 증가했다.

세계적인 해양 탐험가 장 미셸 쿠스토가 설립한 ‘앰배서더 오브 더 인바이러먼트’ 프로그램에서는 전문 자연학자와 함께 사막과 코르테스해의 생태계를 탐색한다. 해양 생물과 야생조류를 관찰하며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의 생물 다양성과 환경 보전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대지를 울리는 폭포 앞에서…잠비아의 야생을 만나다

‘아프리카 여행’을 버킷리스트로 삼고 있는 사람이라면 잠비아 리빙스턴에 위치한 ‘아바니 빅토리아 폴스 리조트’를 눈여겨보자. 이곳에서는 아침 산책길부터 야생의 기척이 느껴진다. 얼룩말과 기린, 임팔라, 원숭이가 리조트 주변을 자유롭게 오가고, 조금만 걸으면 거대한 물줄기가 대지를 뒤흔드는 빅토리아 폭포와 마주한다.

리빙스턴 빅토리아 폭포

잠비아와 짐바브웨 국경에 걸친 빅토리아 폭포의 현지 이름은 ‘모시 오아 툰야(Mosi-oa-Tunya)’, ‘천둥 치는 연기’라는 뜻이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폭포는 폭 1708m에 이르며 우기에는 분당 최대 5억ℓ의 물이 떨어진다. 유네스코가 ‘세계 최대 규모의 물 커튼’으로 표현할 만큼 압도적인 규모다.

모시 오아 툰야 국립공원 안에 자리한 아바니 빅토리아 폴스 리조트에서는 폭포까지 걸어서 약 5분이면 닿는다. 해리 음왕가 은쿰불라 국제공항에서는 차로 약 25분 거리다. 육로 이동 대신 로열 랜딩에서 수상택시를 타고 잠베지강을 따라 리조트로 향하며 첫 장면부터 특별하게 시작할 수도 있다.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사파리와 리버 트립에 나서거나 정원과 허브 농장, 채소밭을 둘러볼 수 있다. 저녁에는 별빛과 모닥불 아래에서 잠비아 문화를 만난다. 잠비아의 전통 요소를 담아낸 ‘무쿠니 보마’에서는 별빛과 모닥불이 자아내는 아프리카 열린 공간 스타일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치칸다와 이피사시 등 현지 음식을 맛보고 전통 노래와 젬베 연주, 아마케지 무용수의 공연도 이어진다. 관람객도 춤과 연주에 참여하며 잠비아의 밤을 함께 완성한다.

보다 낭만적인 여정을 원한다면 1920년대 증기기관차에 오를 수 있다. 열차는 빅토리아 폭포를 내려다보는 잠비아와 짐바브웨 사이의 다리를 지나며, 붉게 물드는 아프리카의 일몰과 함께 디너를 제공한다.

◆둘만의 섬에서, 하고 싶은 대로…몰디브의 로맨스

몰디브 여행의 중심에는 여전히 로맨스가 있다. 하지만 모두가 꿈꾸는 로맨스의 모습이 같지는 않다. 누군가는 바다를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원하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파도를 타고 바닷속을 탐험하고 싶어 한다.

전면 리뉴얼을 마친 니야마 프라이빗 아일랜드 몰디브는 여행자가 정해진 일정에 자신을 맞추지 않아도 되는 호스피탈리티를 제안한다. 리조트는 서로 다른 분위기의 쌍둥이 섬 ‘플레이(Play)’와 ‘칠(Chill)’로 구성됐다. 두 섬은 보드워크로 연결돼 투숙객이 언제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니야마 프라이빗 아일랜드 몰디브 전경

플레이에서는 서핑과 다이빙, 돌고래를 찾아 떠나는 세일링 등 활동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니야마는 몰디브에서도 손꼽히는 서핑 명소다. 리조트 앞에서는 ‘레프트 핸더(Left Hander)’로 불리는 왼쪽 방향의 파도를 만날 수 있다. 상주 프로 서퍼와 함께하는 서프 사파리도 운영한다. 마린 센터에서는 해양생물학자의 안내를 받아 산호 보호와 해양 생태 보존 활동에 참여하며 몰디브의 바다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칠에서는 오버워터 빌라의 선데크와 프라이빗 풀에서 둘만의 고요한 시간을 보낸다. 바다에서 힘껏 몸을 움직인 뒤에는 수상 웰니스 공간 ‘드리프트 스파(Drift Spa)’에서 휴식을 이어가보자. 물 위에 자리한 트리트먼트룸이 시그니처다.

한 사람은 파도를 타고 싶고 다른 사람은 쉬고 싶어도 어느 한쪽이 자신의 취향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 함께 여행하면서도 각자 원하는 시간을 보내고, 해 질 무렵 다시 만나 둘만의 저녁을 즐길 수 있다. 모든 순간을 함께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서로의 방식까지 존중해주는 것이 니야마가 제안하는 로맨스다.

다이닝 공간도 여행자의 상상을 현실로 옮긴다. 열대우림 위에 자리한 네스트에서는 울창한 정글을 내려다보며 식사할 수 있다. 해수면 6m 아래의 서브식스에서는 산호초와 리프상어, 바다거북이 유영하는 풍경 속에서 일식과 페루 요리를 결합한 니케이 코스를 로맨틱하게 즐길 수 있다.

몰디브에서 좋은 호스피탈리티란 모든 일정을 대신 결정해주는 서비스가 아니다. 오늘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누구와 어떤 순간을 남기고 싶은지를 세심하게 살피고 그 선택이 자연스럽게 실현되도록 돕는 일에 가깝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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