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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나스닥 가면 이득' 배경훈 부총리…이스라엘의 '경고'

▲ K-엔비디아, 미국 가더라도…배경훈 "나스닥 가면 이득" 과기정통부와 금융위는 17일 AI 반도체 기업들과 만나 'K-엔비디아 육성'을 위한 50조원 규모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5년간 50조원을 투입해 추론형 AI...

나스닥 줄상장한 이스라엘 테크기업미국 현지 채용이 국내 채용 앞질러본사는 미국, 국내 법인은 R&D 하청 전락고소득 일자리, 이공계 엘리트와 미국으로 넘어가이스라엘 하이테크 고용 보고서(2025년 4월). 자료=이스라엘 혁신청(IIA).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7일"국민성장펀드로 키운 기업이 나스닥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면 결국 국민이 이득"이라며 국내 기업의 해외 상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가 지분 투자를 하는 만큼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다면 국익에 부합한다는 취지다.하지만 테크 강국 이스라엘이 먼저 걸어간 나스닥 상장의 결과는 장밋빛 전망과는 거리가 멀다. 높은 기업 가치 이면에는 국내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되는 부작용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K-엔비디아, 미국 가더라도…배경훈 "나스닥 가면 이득"과기정통부와 금융위는 17일 AI 반도체 기업들과 만나 'K-엔비디아 육성'을 위한 50조원 규모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5년간 50조원을 투입해 추론형 AI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문제는 국가적 투자가 예고된 기업들이 나스닥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퓨리오사AI, 딥엑스, 리벨리온은 국내 시장과 미국 나스닥 상장을 저울질 중인 단계다.배경훈 부총리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도 지분 참여를 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성공은 어느 시장에서든 국민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어느 시장에 상장하든 기업 가치가 극대화된다면 납득할 수 있다는 취지다.▲ 美상장 기업,현지직원비중77%그렇다면 나스닥으로 향하는 것이 '국익' 측면에서 유익한 결과로 이어질까.이스라엘의 IT·테크 기업은 한국 기업보다 발 빠르게 글로벌 자본시장으로 향했다. 2021년에는 22개 기업이 미국 증시로 향했다. △센티넬원(SentinelOne) △먼데이닷컴(Monday.com) △글로벌이(Global-e) 등 110개 기업이 뉴욕 증시에 깃발을 꽂았다.문제는미국 상장이 이스라엘 국내 고용에는 독이 됐다는 점이다. 이스라엘 혁신청(IIA)의 에 따르면 해외에 상장된 이스라엘 기업의 고용 구조는 외국인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Israeli public companies (most of them listed in the U.S.) employ about 60,000 employees in Israel and about 199,000 employees abroad."(대부분 미국에 상장된) 이스라엘 상장 기업들은 이스라엘 내에서 약 6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약 19만9000명을 고용하고 있다.해외 상장사가 고용한 인원 25만9000명 중 이스라엘 본토 인력은 6만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20만명에 달하는 직원은 해외 현지에서 채용됐다. 상장사 인력의 76.8%가 외국인인 셈이다.▲ "기업 수출, 곧 일자리 수출"이스라엘 하이테크 산업의 국내 종사자는 2012년 21만3000명에서 2021년 34만9000명까지 늘었다.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9%에서 11.1%까지 빠르게 확대됐다.하지만 테크 기업들이 나스닥으로 옮겨가기 시작하면서 국내 고용은 멈춰섰다. 이스라엘 하이테크 산업 국내 종사자는 2022년 38만5000명(11.5%)에서 2025년 40만3000명(11.5%)으로 3년 넘게 정체된 상태다."The high-tech industry in Israel has about 400,000 employees, and Israeli private and public high-tech companies employ about another 440,000 employees abroad."(이스라엘 하이테크 산업은 국내에 약 40만명 직원이 있으며, 이스라엘의 상장·비상장 하이테크 기업들은 해외에서 약 44만명의 추가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해외 법인에서 고용된 인원은 44만명으로 이스라엘 국내 고용 규모(40만명)를 추월했다. 기업 가치는 높아졌지만 그것이 국내 일자리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는 없었다. 기업의 해외 상장이 양질의 일자리마저 수출한 결과가 됐다.이스라엘 내 하이테크 고용자 추이. 주요 테크 기업들이 미국에 줄상장하면서 이스라엘 내 테크 고용자 수는 39만~40만명 수준으로 정체된 상황이다.▲ 'R&D 센터' 전락한 국내 법인이스라엘 테크 기업은 해외에 상장하며 본사를 미국으로 옮겨가는 선택을 했다. 그 결과 국내 법인의 성격도 기형적으로 변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 테크 일자리의 엔지니어링 직군 비중은 2012년 37%에서 2024년 51%까지 높아졌다.반면마케팅, 영업직군의75%는 해외 현지에서 채용됐다. 사실상 본사의 역할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이스라엘 국내 법인은 연구개발만을 담당하는 연구센터로 재편된 셈이다.상경·인문 계열 청년들이 갈 수 있는 테크 일자리는 나스닥 상장과 동시에 급감했다. 이스라엘 혁신청은 이를'고용의 폐쇄성(Exclusivity)'으로 정의했다."Marketing, sales, and customer success, about 75% of employees in Israeli high-tech companies are located abroad, and the growth in these fields continues to occur mostly abroad."(마케팅, 영업, 고객 성공 분야에서는 이스라엘 하이테크 기업 직원의 약 75%가 해외에 위치하고 있다. 이 분야의 성장은 대부분 해외에서 지속되고 있다.)"The high-tech sector is becomingmore exclusive to technology/R&D roles."(하이테크 고용이 기술 및 연구개발(R&D) 직군에 점점 더 폐쇄적으로 변하고 있다.)이스라엘 내 테크기업 종사자의 업종별 추이. 본사 기능이 해외 현지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국내 일자리는 R&D 같은 엔지니어링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이스라엘 타우브 센터의 에 따르면 하이테크 일자리의 평균 월급은 3만 세켈(약 1440만원) 수준으로, 다른 산업 평균인 1만2000세켈보다 2.5배 이상 높다. 이 격차는 매년 벌어지는 추세다.문제는 이스라엘 내 테크기업 일자리가 엔지니어 위주로 재편되면서, 고수익 양질의 일자리를 이공계 출신이 독식하는 구조가 완성됐다는 점이다. 타우브 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테크 종사자의 소득세 납부액이 일반 근로자보다 6.3배 많을 정도로 경제적 쏠림은 이미 임계치에 도달했다.나스닥 상장의 과실이 국내의 소수 이공계 엘리트에게만 집중되며 상경·인문계 청년들의 기회 박탈과 사회적 양극화를 부추긴 셈이다.▲ "기업 상장, 고밸류가 전부 아냐"배경훈 부총리의 말대로 어느 시장에서든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것은 중요한 성과다. 하지만 국민성장펀드는 수익률만 쫓는 일반 펀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공적 자금이 투입된 펀드라면 그 결실은 단순한 배당금이나 기업가치 상승이 아니라 국내 산업 생태계의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돌아와야 한다.이스라엘 혁신청(IIA) 보고서는 "하이테크 세수의 85%가 고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세와 관련 세금에서 나온다"고 명시했다. 본사가 미국으로 이전하고 상장 성과가 해외로 유출되면, 기업 가치는 나스닥에서 치솟을지언정 국가가 거둬들일 실질적 세수와 고용 창출 효과는 증발하게 된다.특히 상장과 동시에 발생하는 '고용 폐쇄성'은 국내 청년들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본사 기능이 유출된 자국 법인은 엔지니어 비중이 극도로 높아지는 'R&D 하청 기지'로 전락한다. 상경·인문 계열 청년들이 꿈꾸는 양질의 경영직 일자리는 나스닥 상장과 함께 미국 현지인의 몫이 됐다. 국민성장펀드로 키운 'K-엔비디아'가 정작 우리 청년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이스라엘의 경우 테크 기업의 미국 상장이라는 길을 한국보다 빨리 걸었다"며 "다만 상장 과정에서 국내 일자리가 증발하는 것은 청년층의 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하이테크 고용 보고서(2025년 4월). 자료=이스라엘 혁신청(IIA).
이스라엘 하이테크 고용 보고서(2025년 4월). 자료=이스라엘 혁신청(IIA).
이스라엘 내 하이테크 고용자 추이. 주요 테크 기업들이 미국에 줄상장하면서 이스라엘 내 테크 고용자 수는 39만~40만명 수준으로 정체된 상황이다.
이스라엘 내 하이테크 고용자 추이. 주요 테크 기업들이 미국에 줄상장하면서 이스라엘 내 테크 고용자 수는 39만~40만명 수준으로 정체된 상황이다.
이스라엘 내 테크기업 종사자의 업종별 추이. 본사 기능이 해외 현지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국내 일자리는 R&D 같은 엔지니어링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이스라엘 내 테크기업 종사자의 업종별 추이. 본사 기능이 해외 현지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국내 일자리는 R&D 같은 엔지니어링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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