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경제칼럼니스트 한국경제언론인포럼 회장
전쟁에는 돈이 든다. 그것도 엄청 많이 든다. 이라크와의 전쟁에 미국이 쓴 돈은 2조 달러가 넘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돈이 드는 일을 싫어한다. 동맹국들에 대한 거친 방위비 분담 압박도 그 때문이다. 1기 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대규모 전면전을 시작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돈 많이 들고 오래 끄는 전쟁”을 싫어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왜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했을까. 거꾸로 생각하면 된다. “돈 많이 안 들고 짧게 끝내는 전쟁”은 트럼프가 싫어하지 않는다. 2017년 시리아 공습이나 2020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솔레이마니 제거 등이 그 사례들이다. 제한적인 군사행동이고 짧은 시간에 끝낼 수 있어서 비용의 통제가 가능한데 쉽게 성공할 수 있기까지 하다면 굳이 마다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전쟁이 비용 통제가 가능한 군사행동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난 1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축출이 성공했듯이 이란과의 전쟁도 전면전 없이 끝낼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 얘기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파장도 예전과는 다르다고 봤을 것이다. 미국은 이미 2018년부터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1위 산유국이 됐다. 전쟁을 시작하면서 부담을 크게 갖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는 AI 때문일 것이다. AI의 발전은 군사 기술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미군은 정보 평가와 목표물 식별, 전투 시뮬레이션 수행 등에 이미 AI를 활용하고 있다. 처음부터 이란 지도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AI 기업 앤트로픽과 팔란티어가 있다. 미군은 앤트로픽의 챗봇 ‘클로드’를 활용해 정보수집과 표적 식별을 진행했고 팔란티어의 데이터 플랫폼 ‘고담’으로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주요 군사 시설과 지도부의 은신처를 찾았다고 한다. AI를 활용한 전쟁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재정 부담을 줄인다. 일부에서는 AI를 활용하면 약 70~90%의 전투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추산한다.
하지만 언제나 전쟁은 시작보다 끝내기가 더 어렵다. 이란은 공격용 드론이라는 저비용 무기를 앞세우고 있다. 3미터 정도의 무인기로 기체 앞부분에 폭발물을 싣고 있다. 미국산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은 이란의 공격용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90% 이상 요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란이 드론을 하나 쏘는 데 들어가는 돈은 5만 달러고 미국이 요격 미사일 하나를 발사할 때 들어가는 돈은 300만 달러 이상이다. 전쟁이 시작되고 이란은 2천 발 정도의 공격용 드론을 발사했다고 한다. 사업으로 생각하면 남는 게 없다. 전쟁이 길어지면 재정 부담은 갈수록 늘어난다. 많이 줄였다고 하지만 미군이 이란과 전쟁을 시작하면서 처음 이틀 동안 쏟아부은 돈은 탄약값만 56억 달러에 달했다. 물론 1조 달러 규모의 국방예산을 쓰는 미국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동기는 역시 미국 내 정치 상황이었을 것이다. 트럼프는 11월 중간선거 승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란에 대한 공격도 결과적으로는 중간선거에 내세울 업적이 될 수 있다고 봤을 것이다. 그러나 요동치는 유가와 증시는 선거를 앞둔 트럼프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가 아니다. 선거의 최대 화두는 언제나 그렇듯이 경제다. 길어지면 좋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김상철 경제칼럼니스트 한국경제언론인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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