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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대윤칼럼] 태국을 망친 것은 군부인가

반도체·IT·문화산업으로 확장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천운처럼 찾아온 중국의 경제 부상은 한국 경제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반면 태국은 아직도 군부 정치의 그림자 속에서 같은 단계의 무한...

[김대윤칼럼] 태국을 망친 것은 군부인가

전두환 시대의 그림자를 걷고 있는 태국

동남아시아에서 한때 가장 앞서가던 나라가 있었다. 바로 태국이다.

1980~90년대 태국은 ‘아시아의 신흥 공업국’으로 불렸다. 일본 자본이 몰려왔고 자동차·전자 산업이 성장했다. 관광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고, 방콕은 동남아 금융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 태국은 예전의 기세를 잃어가고 있다.

경제 성장률은 둔화되고, 제조업 경쟁력은 약해졌으며, 정치 불안은 반복된다. 젊은 층은 미래를 비관하고 있고, 관광산업 역시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흔들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군부가 있다. 태국 현대 정치사는 쿠데타의 역사였다. 군부는 스스로를 “국가 안정의 수호자”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민주주의의 성장을 반복적으로 중단시켜 왔다. 선거로 선출된 정부가 힘을 얻으면 쿠데타가 일어났고, 정치 시스템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곤 했다.

이는 어딘가 익숙한 풍경이다. 전두환 시절의 대한민국 역시 군부가 국가를 통제했다. 당시 한국은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동시에 민주주의는 억압되었다. 언론은 통제되었고 정치적 자유는 제한되었다.

하지만 한국은 결국 군부 시대를 끝냈다. 그리고 민주주의 체제로 넘어가며 산업 구조를 고도화했다. 반도체·IT·문화산업으로 확장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천운처럼 찾아온 중국의 경제 부상은 한국 경제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반면 태국은 아직도 군부 정치의 그림자 속에서 같은 단계의 무한 반복을 이어가고 있다. 군부 체제는 단기적 안정은 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창의성과 혁신을 죽인다. 기업은 정치의 눈치를 보게 되고, 젊은 세대는 도전을 포기한다. 해외 투자자들은 태국을 “예측 불가능한 국가”라고 판단하기 시작한다.

결국 제조업도 흔들린다. 한국에는 천운이었던 ‘중국의 부상’이 있었지만, 태국은 오히려 중국의 견제를 받고 있다. 태국 자동차 산업은 한때 ‘동남아의 디트로이트’라고 불렸지만, 최근에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공세 속에서 입지가 약해지고 있다. 일본 중심의 기존 공급망 역시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국경 갈등까지 겹친다. 캄보디아와의 긴장과 국경 문제는 단순한 외교 갈등이 아니다. 관광객은 불안정한 지역을 싫어한다. 투자자 역시 마찬가지다. 동남아에서 “안정된 생산기지”라는 이미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이 태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뭔가를 꾸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문제는 태국이다. 외부 세력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는 내부가 약하기 때문이다. 군부 정치가 반복될수록 사회는 분열되고 경제는 정체된다. 민주주의가 흔들릴수록 국가는 장기 전략을 세우기 어려워진다. 결국 제조업도, 관광도, 청년의 미래도 모두 흔들린다.

태국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과거의 안정에 집착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시대를 받아들일 것인가.

한국 역시 군부 시대를 지나왔다. 하지만 그 시간을 끝냈기에 지금의 한국이 존재한다. 학교를 다니던 시절 거리마다 자욱했던 최루탄 냄새가 아직도 코끝에 찡하다. 우리는 피 터지게 싸웠고, 그 열정과 신이 허락한 행운으로 마지막 선진국행 열차를 탈 수 있었다.

필자소개(김대윤)

캄보디아 화장품협회(CCA) 고문

캄보디아에서 왕립법률경제대학교 대학원(사법 전공) 졸업

김대윤 캄보디아 화장품협회(CCA)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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