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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대영의 방산인사이드] 중국산 빼고 만든다…에이럭스, K드론 승부

에이럭스(ALUX)의 드론과 조종장비를 활용한 이미지. 에이럭스는 비행제어기(FC), 모터, 전자식변속기(ESC) 등 핵심부품 국산화와 AI 자율비행, 통합관제 기술을 바탕으로 비중국산 드론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김대영의 방산인사이드] 중국산 빼고 만든다…에이럭스, K드론 승부

에이럭스(ALUX)의 드론과 조종장비를 활용한 이미지. 에이럭스는 비행제어기(FC), 모터, 전자식변속기(ESC) 등 핵심부품 국산화와 AI 자율비행, 통합관제 기술을 바탕으로 비중국산 드론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김대영

우크라이나와 이란 전쟁을 거치며 드론은 정찰·감시와 포병 사격 보정, 공격, 수송까지 맡는 현대전의 핵심 무기로 자리잡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드론을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다. 전쟁이나 공급망 위기가 닥쳐도 핵심 부품을 확보해 수천·수만 대를 계속 생산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드론 기업 에이럭스가 중국산을 비롯한 해외 핵심 부품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K드론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완성기체를 국내에서 조립하는 수준을 넘어 비행제어기(FC), 모터, 전자식변속기(ESC), RTK, 조종기 등 핵심 부품부터 기체 설계와 생산, 자율비행, 통합 관제까지 하나의 체계로 묶는 전략이다. 이달 초 찾은 에이럭스의 핵심 전략도 ‘공급망 독립’이었다. 2015년 설립된 에이럭스는 드론과 로봇 제조를 중심으로 성장해 2024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현재는 설계와 부품 생산, 기체 제작, 운용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공급하는 종합 드론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가장 힘을 주는 분야는 핵심 부품 국산화다. FC는 각종 센서 정보를 바탕으로 기체의 자세와 움직임을 계산하는 사실상 ‘드론의 두뇌’다. 모터와 ESC는 FC의 명령에 따라 프로펠러 회전 속도를 조절하는 ‘근육’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공급이 끊기면 기체 조립 시설을 갖추고 있어도 드론 생산은 어려워진다. 에이럭스는 비행제어와 센서 융합, 무선통신, 기체 설계, 통합 관제, 인공지능(AI) 자율비행 기술 등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자체 FC 가운데 하나는 무게가 약 4.5g 수준으로 MCU와 IMU, 기압계, RF, 지자계, 모터·파워드라이버 등을 통합했다. 초소형 드론부터 산업·정찰용까지 다양한 규격의 모터도 확보하고 있으며 ESC, RTK, 조종기, 카메라 등도 함께 개발·생산한다.

특히 해외 표준 규격과 호환되는 구동계를 개발해 기존 외산 부품을 국산 제품으로 대체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군용 드론에서 더 중요하다. 평시에는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전쟁이나 수출 통제, 공급망 차질이 발생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FC와 모터, ESC 등을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면 외부 변수에 덜 흔들리면서 생산을 이어갈 수 있다. 대량 생산 능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서울에서는 제품 기획과 연구개발(R&D)을 담당하고 인천 공장에서는 SMT와 부품 생산, 조립, 기체 제작을 진행한다. 베트남에도 생산 시설을 두고 있으며 회사가 제시하는 전체 생산 능력은 연간 최대 200만대 규모다. 현대전에서 소형 드론이 빠르게 소모되는 만큼 단기간에 대량으로 보충할 수 있는 생산 능력 자체가 전투력의 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에이럭스는 고객 임무에 맞춰 기체와 부품을 설계하고 완성기체까지 공급하는 턴키 방식도 구축했다. 여러 종류의 드론을 하나의 지상관제체계(GCS)에서 운용할 수 있는 통합 관제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방산 분야에서는 육군의 ‘50만 드론 전사’ 양성을 위한 교육용 상용드론 구매·제조 계약에 참여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화생방 정찰체계용 드론 임무장비 탑재모듈 공급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제품군도 AX-22·AX-26 감시정찰드론, 실내 정찰용 X-SAFE, 근거리 감시정찰용 X-MAZE와 X-CROSS, 임무용 X-20·X-30·X-50, 대형 배송·수송용 X-CARRIER 등 20여 종에 이른다. 임무와 운용환경에 따라 소형 정찰형부터 수송형까지 기체군을 넓혀 다양한 민수·공공·군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AI 자율비행 기술도 주목할 분야다. 3D 라이다와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즉 동시적 위치 추정 및 지도 작성 기술을 활용해 GPS 신호나 사전 지도 없이도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비행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산업 현장뿐 아니라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건물 내부와 지하 시설을 수색하는 군용 정찰 드론에도 활용할 수 있다. GPS 교란 가능성이 큰 전장 환경에서 자율항법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비중국 공급망’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중국산 드론과 핵심 부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완성기체뿐 아니라 내부 부품의 공급망까지 따지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원산지 표시가 아니라 어떤 FC와 모터, 통신 부품을 사용했는지가 조달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시장이 열리고 있는 셈이다.

에이럭스는 미국 국방수권법(NDAA) 요건을 충족하는 국산화 부품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 1000만 달러(약 138억원) 규모 수출을 성사시켰다. 드론 사업은 지난해 북미 대규모 수출을 포함해 6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누적 수출 실적은 1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는 12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드론 경쟁은 ‘누가 가장 뛰어난 기체 한 대를 만드느냐’보다 ‘누가 핵심 부품을 스스로 만들고 전쟁 중에도 대량으로 안정 공급할 수 있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에이럭스는 FC와 모터, ESC부터 완성기체, AI 자율비행, 통합 관제, 대량 생산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앞세워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산 부품 의존도를 낮춘 K드론 공급망이 실제 방산 경쟁력과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weeklyh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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