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불확실성은 '뉴노멀'…선별 투자로 경쟁력↑
AI 및 반도체 등 신사업 분야 M&A로 질적 확장 중
LG CNS CEO 현신균 사장이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비전을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LG CNS 제공
매일일보 = 정경화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핵심 엔진을 이식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전선에 뛰어들었다. 고환율과 통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극심한 가운데 단순 외형 확장이 아닌 핵심 역량 내재화를 택한 것이다.
올해 기업들은 기존 사업과 연계해 AI와 디지털 인프라를 중심으로 투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산업 융복합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AI 중심으로 기업의 밸류체인이 확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M&A 시장은 질적 성장에 무게를 두고 ‘대형 딜’이 이뤄지는 추세다.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A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6% 감소했으나 10억달러 이상의 대형 딜이 늘어나며 거래 금액은 오히려 20%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져 AI 등 신기술 기반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대형·전략적 투자가 기업들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이끌 것으로 나타났다.
LG CNS는 피지컬 AI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의 M&A를 폭넓게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향후 3년간 AI 전환(AX) 중심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최근 공식화한 바 있다. 특히 현신균 LG CNS 대표는 M&A 대상으로 AX와 로봇과 산업 자동화 등까지 검토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을 최근 정기주총에서 시사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 CNS가 중대형 M&A를 검토할 재원은 충분히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LG CNS는 지난해 2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 5938억원 중 3400억원을 M&A에 투입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를 포함해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 규모가 약 1조140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그룹은 연내 SK실트론 지분 70.6%를 인수를 마무리한다. 반도체 사업을 그룹의 미래 캐시카우로 낙점했다. 기존 두산테스나를 중심으로 한 후공정(OSAT) 역량에 전공정 핵심 소재인 웨이퍼 제조력을 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SK실트론이 보유한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인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기술력은 두산의 로봇 및 에너지 사업과도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딜이 상반기 내 무난히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딜이 성사되면 두산은 ‘에너지-로봇-반도체’라는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이는 전통적인 중공업 중심의 이미지를 벗고 첨단 기술 기업으로 재평가받는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고환율 상황 속에서도 공격적인 베팅을 멈추지 않은 것은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와 공급망 주도권 확보가 향후 밸류업의 핵심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태광그룹은 그룹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고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중국의 거센 추격과 글로벌 수요 위축이라는 이중고를 극복하기 위한 결단이다. 그룹 내 M&A 전담 조직을 두고 바이오와 소비재 등 신성장동력을 키우는 데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미국계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내 중형 조선사 케이조선 인수를 시도 중이다.
한솔그룹은 지난해 7월 이후 불과 1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세 차례나 M&A를 단행하며 반도체와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분야로 영토를 급격히 넓히고 있다. 특히 이처럼 짧은 주기 내 반복되는 M&A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기업의 주력 사업을 빠르게 재편하려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한솔테크닉스는 반도체 프로브카드를 생산하는 윌테크놀러지 지분 83.4%를 1772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시장 전반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세가 기대되는 분야에 선제적인 투자를 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반도체와 재무 전문가를 영입해 사업 전문성을 강화 중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