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인허가 규제 동시 완화…AIDC 투자 ‘속도전’ 본격화
통신3사 주도 시장 확대…실적 호조 속 AI 인프라 경쟁 격화
SK텔레콤과 SK에코플랜트, AWS 관계자들이 국내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AI데이터센터인 'SK AI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 이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매일일보 = 안종열 기자
|
정부가 ‘인공지능(AI) 고속도로’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중심으로 한 제도 정비와 민간 투자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AI 고속도로’는 GPU·데이터센터·네트워크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묶는 구상으로 5년간 민간 투자 100조원 유도가 목표다. 이에 맞춰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도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안’은 지난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앞뒀다. 업계에서는 7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법안은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규정하고 전력과 입지, 인허가 규제를 동시에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행 시기도 당초 1년에서 9개월로 앞당기는 방안이 논의되는 등 속도전에 방점이 찍혔다.
핵심은 전력과 인허가 규제 완화다.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에 대해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하고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민간 발전사업자와 직접 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전력구매계약(PPA)을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입지 규제 완화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세제 지원 근거도 함께 담겼다.
제도 개선 기대감은 곧바로 업계 투자 확대와 사업 전략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통신 3사가 AIDC 시장을 주도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5G 전국망 구축 이후 줄어든 통신 투자 예산을 데이터센터와 GPU 서버 확충으로 전환하며 AI 인프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다. 지난해 통신 3사의 AIDC 관련 매출은 총 1조9000억원을 넘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AI·클라우드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과 KT는 AI·클라우드 사업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며 수익 구조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일반 데이터센터(IDC) 대비 임대료가 높은 AIDC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거점 센터 가동률은 이미 포화 상태에 근접했다. KT의 가산·용산 AIDC와 SK텔레콤의 가산·식사 AIDC 등 핵심 시설은 90% 이상의 가동률을 기록하며 공급 부족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 3사는 초대형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초거대 AI 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AWS와 울산에 7조원 규모 하이퍼스케일 AIDC를 구축 중이며 오픈AI와 서남권 초대형 AIDC도 추진 중이다. KT는 지난해 연면적 약 1만1046평 규모의 가산 AIDC를 조성했고, LG유플러스는 경기도 파주에 축구장 9배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가 본격 반영되면서 통신 3사의 실적 개선 폭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약 459MW 수준인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은 2028년 600MW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 기업과 IT 대기업의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네이버는 세종 데이터센터 확장과 GPU 확보에 나서고 있고 카카오는 경기 남양주에 ‘AI 디지털 허브’를 구축 중이다. 삼성SDS 역시 경북 구미에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는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AIDC 특별법이 법사위와 본회의를 거쳐 최종 통과될 경우 민간 투자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질 것”이라며 “전력 조달과 인허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AI 인프라 경쟁력이 본격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