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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4] 대한민국 반도체, 세계를 움직이다...용인 클러스터 국가 산업...

삼성전자가 1983년 기흥 반도체 공장 착공을 계기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기반을 마련한 이후,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생산시설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경기 남부권에 집적되면서 산업 생태계가 단계적으로...

[기획4] 대한민국 반도체, 세계를 움직이다...용인 클러스터 국가 산업...

네번째 이야기...새만금 이전 논란 팩트인가, 프레임인가

용인 클러스터 국가산단 조감도 사진=용인특례시

[비즈월드] 지금까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 과정과 구조 변화, 그리고 경기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산업 생태계를 짚어봤다.

삼성전자가 1983년 기흥 반도체 공장 착공을 계기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기반을 마련한 이후,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생산시설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경기 남부권에 집적되면서 산업 생태계가 단계적으로 구축됐다.

이 같은 산업 집적을 바탕으로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국가 전략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2023년 3월 후보지로 발표된 이후, 2024년 12월 산업단지계획 승인과 함께 국가산단으로 최종 지정됐다.

이번 기획 4편에서는 현재 조성 중인 일반산업단지와 국가산업단지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새만금 이전 논란의 근거와 현실성을 분석한다.

새만금 이전론, 어떻게 시작됐나

정부가 용인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더 큰 시장을 향한 새로운 성장의 출발점에 섰다.

그러나 이 같은 국가 전략사업은 발표 직후부터 수도권 집중 논쟁에 휩싸였다.

초기 문제 제기는 ‘균형발전’이었다. 정치권과 일부 지역에서는 “왜 또 수도권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반도체 산업의 지방 분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논쟁의 방향을 바꾼 것은 전력 문제였다. 수도권 전력망 포화와 송전선로 갈등을 근거로 “용인은 전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등장하면서, 논쟁은 산업 입지 적정성 문제로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새만금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재생에너지 자원과 대규모 부지 확보 가능성을 앞세운 일부 정치권의 주장으로 새만금 이전 논의가 제기되며 논쟁이 시작됐다.

현재 새만금 이전 논란은 전력·RE100·균형발전이 결합된 가운데, 산업적 판단을 넘어 현실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용인에 전력이 없다?…논쟁의 핵심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전력이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수도권 전력망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고, 용인은 대규모 반도체 산업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관계자들의 설명은 다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총 15GW 규모 전력 공급을 전제로 설계된 사업이다. 이 가운데 국가산단이 약 10GW, 일반산단이 약 5GW를 사용하는 구조다. 특히 일반산단 1단계 전력 인프라는 이미 매설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용인시 국가산단 관계자는 “현재 일반산단 1단계 전력 매설이 끝나 1·2기 팹을 가동할 수 있는 수준의 시공이 완료된 상태”라며 “전력이 없어 산업단지를 운영할 수 없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송전망 역시 논쟁과 달리 새롭게 만들어지는 구조가 아니다.

이어 “국가산단이 결정되기 이전 수립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일반산단을 기준으로 이미 송전망 구축이 반영된 상태였다”며 “이후 제11차 계획에 국가산단이 추가된 것이지, 국가산단 때문에 송전선로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전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추진되는 사업이 아니라, 전력 공급을 전제로 이미 계획·시공이 진행 중인 사업으로 정치권 주장과는 명확히 배치된다.

용인 클러스터 일반산단 조감도 사진=용인특례시

“RE100이면 충분하다?”…반도체 산업 현실과의 거리

전력 이슈와 함께 제기된 또 다른 논리는 RE100이다.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만으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산업계는 이에 대해 현실적 한계를 지적한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산업인 반면, 태양광과 풍력은 시간과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간헐적 전원이다. 특히 태양광은 하루 중 안정적인 발전 시간이 제한적이고 이용률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문다.

이 때문에 대규모 산업 전력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부지와 함께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ESS) 구축이 필요하다. 여기에 재생에너지는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그대로 사용하는 구조가 아니라, 국가 전력망을 통해 분배되는 체계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변수다.

산업계는 RE100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이를 현재 시점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산업 조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역시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LNG, 원전 등 다양한 전력원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RE100을 넘어 ‘카본프리(Carbon Free)’로 흐름이 확장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 수소, LNG 등 다양한 저탄소·청정에너지를 활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탄소 저감을 동시에 고려한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새만금은 재생에너지 확대 여건은 갖추고 있으나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력 품질과 기반 측면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RE100은 장기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지만, 현재 단계에서 반도체 산업 입지를 결정짓는 절대 기준으로 보기에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것이 산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미 깔린 인프라 버리고 다시?…경제성 외면한 혈세 낭비 논란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둘러싼 이전 논쟁은 산업계에서는 현실성뿐 아니라 경제성 측면에서도 타당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용인을 중심으로 구축된 반도체 산업 기반을 다른 지역으로 옮길 경우 막대한 추가 비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전력과 용수, 도로 등 핵심 기반시설이 국가계획에 반영된 상태에서 단계적으로 구축되고 있다.

일반산단은 전력·용수 인프라가 상당 부분 완료됐고, 국가산단 역시 송전망과 용수 공급 체계가 계획에 따라 추진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입지를 변경할 경우 기존에 투입된 인프라 비용은 사실상 매몰비용으로 전환된다.

특히 전력 인프라의 경우 새만금에서 동일한 수준의 산업단지를 구축하려면 송전망을 새롭게 설계하고 장거리 송전선로를 구축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공급을 전제로 하더라도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대규모 저장장치와 추가 설비 구축이 필요해 막대한 재정 부담이 예상된다.

용수 문제 역시 비용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용인은 팔당 수계를 기반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새만금은 주변 수자원 여건이 부족해 다수 수계를 연결하거나 해수 담수화 설비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용인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도 부담은 커진다. 용인에는 이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집적돼 있어 협력 구조가 형성돼 있지만, 새만금으로 이전할 경우 기업들이 생산시설과 협력망을 이중으로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기업 투자 부담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산업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새만금 이전은 단순한 입지 변경이 아니라 기존에 구축된 산업 기반을 다시 만드는 과정에 가깝다. 산업계에서는 이미 조성 중인 클러스터를 유지하면서 속도를 높이는 것이 국가 경쟁력과 재정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용인 클러스터, 흔들 수 없는 근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미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돼 절차에 따라 계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전력과 용수, 기반시설 역시 국가 계획에 포함된 상태에서 단계적으로 준비가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정치적 논쟁은 자칫 국가 경제에 불필요한 비용과 기회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용인 기흥공장에서 시작된 40여 년간의 산업 집적과 생태계는 단기간에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이다. 이러한 축적된 기반을 검증되지 않은 이슈로 흔드는 것은 산업적 측면에서도 위험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다음 5편에서는 경기도의 역할과 함께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전력 지중화 사업, 그리고 용인 클러스터 추진 과정에서의 협력 구조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비즈월드=오경희 기자 / oughkh@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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