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PPOP 최하위·CIR 47.8%…우리은행 생산성 격차 확대
점포·ATM·인력 감축… 은행권 전반 비용 효율화 흐름 속 변화
AI 에이전트 175개 도입…'업무 자동화'로 구조적 대전환 추진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영업점 통폐합과 인력 감축을 병행하며 구조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AI 이미지]
영업점과 인력, 자동화기기까지 줄였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뒤처졌다. 우리은행이 비용 구조의 한계를 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생산성 지표와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시중은행 대비 열위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시중은행 기준 우리은행의 직원 1인당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PPOP)은 3억 2976만 원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위 은행들과는 1억 원 이상 격차가 난다.
비용 효율성 지표 역시 열위다. 총영업이익 대비 비용 비중을 나타내는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7.8%로, 다른 은행들이 30~40% 초반대를 기록하는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같은 수익을 내더라도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구조다.
■ 생산성 최하위 '구조적 한계'...점포·ATM·인력 감축 '효율 만지작'
금융권에서는 이를 구조적 한계로 보고 있다. 점포와 인력을 줄이는 방식만으로는 수익 창출 구조 자체를 바꾸기 어렵고,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는 한 생산성 개선에도 제약이 따른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은행권 전반에서는 디지털 전환에 따라 점포와 ATM, 인력을 줄이는 효율화 전략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영업점 수는 3749개로 전년보다 94개 감소했다. 신한은행이 43개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29개, 28개 줄었다. 농협은행은 변동이 없었고 하나은행은 소폭 증가했다.
자동화기기 역시 감소세다. 5대 은행의 ATM 등 자동화기기 수는 총 2만 2106대로 전년보다 1094대 줄었으며, 2020년 이후 매년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인력 규모도 축소됐다. 5대 은행 임직원 수는 6만 4648명에서 6만 3230명으로 1418명 감소했다.
이처럼 점포·기기·인력을 동시에 줄이는 흐름은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업권 전반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이러한 감축이 생산성 개선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도 드러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우리은행 역시 영업점 통폐합과 인력 감축을 병행하며 구조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의 영업점 수는 기존 600곳대 중반에서 추가 통폐합 이후 600곳 초반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 ‘일하는 AI’로 전환…생산성 구조 바꾼다
은행 직원 대신 AI가 업무를 처리하는 장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사진=AI 이미지]
이에 우리은행은 해법으로 AI 전환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AI 에이전트 뱅킹’ 구축 사업을 추진하며, 기존 업무를 자동화·고도화하는 시스템 도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은 은행 내 다양한 업무 시스템을 연결해 175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금융권에서 대규모 AI 에이전트를 전면 적용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시스템은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고객 응대뿐 아니라 여신, 자산관리, 내부통제 등 주요 업무를 AI가 직접 수행하는 구조다. 적용 범위는 고객관계관리, 기업여신, 자산관리, 내부통제, 고객상담, 업무 자동화 등 핵심 영역 전반에 걸친다.
특히 기존 업무 프로세스도 AI 중심으로 재설계해 처리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은행은 이를 통해 업무 처리 속도가 약 30%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외부 IT 기업과 협업해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존 시스템과 연계한 데이터 기반 운영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다수의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도입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올해 말까지 약 90여 개 AI 에이전트를 우선 도입하고, 이후 추가 구축을 통해 전체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전략은 단순 상담 지원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업무 수행형 AI’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비용 절감 중심의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생산성 자체를 끌어올리는 구조 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결국 우리은행은 ‘줄이는 전략’에서 ‘바꾸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감축만으로 풀리지 않던 생산성 격차를 AI로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늘경제 남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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