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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 AID 전환, 전문대 '전공의 벽'을 허물다 ②인생 2막 여는 'AI 마이...

전문대학이 학령인구 감소의 파고를 넘어 ‘평생직업교육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9~15학점 내외로 특정 직무 역량을 압축해 습득하는 ‘마이크로디그리’가 있다.

[기획] AID 전환, 전문대 '전공의 벽'을 허물다 ②인생 2막 여는 'AI 마이...

대구과학대 평생교육대학 성인학습 자워크숍 및 성과발표회 모습. (사진=대구과학대)

교육부가 총 240억 원의 예산으로 전국 24개 전문대학을 지원하는 ‘AID(AI+Digital) 전환 중점 전문대학' 사업을 공고했다. 이번 사업은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맞은 전문대가 ‘지역 성인 학습자의 평생교육 거점’으로 거듭나는 발판이 되고 있다. 특히 전공의 핵심만 골라 단기에 이수하는 ‘마이크로디그리(Micro-degree)’에 AI를 접목한 시도들이 눈에 띈다. 시리즈 두 번째 순서로 성인 학습자의 인생 2막을 바꾸고 있는 AI 교육 현장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전문대학이 학령인구 감소의 파고를 넘어 ‘평생직업교육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9~15학점 내외로 특정 직무 역량을 압축해 습득하는 ‘마이크로디그리’가 있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화된 AID 전환 사업은 성인 학습자들이 가장 목말라하는 AI 실무 역량을 단기 교육과정에 이식하며, 재취업과 전직을 꿈꾸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디지털 무기’를 쥐여주고 있다.

■ “AI로 디자인 시간 절반 단축”… 마이크로디그리가 바꾼 일상 =

서울 소재 한 인테리어 업체에서 근무하는 40대 김 모 씨는 최근 한 수도권 전문대의 ‘AI 디자인 실무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을 이수하며 업무의 판도를 바꿨다. 과거 고객 상담을 위해 며칠씩 걸리던 시안 제작 작업이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하면서 단 몇 시간으로 줄어든 것이다.

김 씨는 “기존 전공 지식에 AI라는 날개를 단 기분”이라며 “단순히 이론을 배우는 게 아니라 현업에 바로 쓸 수 있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과 데이터 시각화를 배운 덕분에 회사 내에서도 디지털 혁신 전문가로 대접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성공 사례는 전국 전문대학 곳곳에서 포착된다. 대구경북권의 한 전문대에서 ‘AI 오피스 역량 마이크로디그리’를 수강한 경력 단절 여성 이 모 씨는 “엑셀 자동화와 AI 비서 활용법을 익힌 뒤 중소기업 행정직 재취업에 성공했다”며, “마이크로디그리로 취득한 디지털 배지가 종이 자격증보다 훨씬 강력한 포트폴리오가 됐다”고 강조했다.

계명문화대학교는 유아교육 관련 종사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융복합 마이크로디그리 비정규 교과목을 개발,해‘디딤돌 교사 성장 플러스 트랙’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계명문화대)

■ 전국으로 확산되는 AI 마이크로디그리 모델… 지역 산업과 ‘초밀착’ =

실제로 전국 전문대들이 운영하고 있는 AI 마이크로디그리는 다각화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한양여자대학교는 ‘AI-X(융합) 마이크로디그리’를 통해 전공의 경계를 허무는 데 앞장서고 있다. 경력 단절 여성이나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기존 직무 경험에 AI 데이터 분석 능력을 더해 새로운 커리어 경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직무 재정의를 지원하는 모델로 주목받는다.

연암대학교는 농업 전문성을 극대화해 귀농을 꿈꾸는 중장년층을 위한 ‘데이터 농업 입문’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팜 기기 제어부터 AI 작황 예측 실무까지 단기에 전수하며, 농기구를 잡기 전 데이터부터 읽는 스마트 농부를 길러내고 있다. 이는 단순 귀농 교육을 넘어 지역 산업의 스마트화를 견인하는 모델로 평가받는다.

보건 의료 분야의 강자인 대구과학대학교는 지역 보건소 재직자나 의료계 복귀 희망자를 대상으로 ‘스마트 케어 AI 실무’ 마이크로디그리를 운영 중이다. 환자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역량 등 실무 밀착형 디지털 인재를 배출하며 지역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

서일대학교는 성인 학습자의 고질적인 문제인 중도 탈락을 막기 위해 ‘AI 성과관리 시스템’을 마이크로디그리에 접목했다. 학습 패턴을 실시간 분석해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수강생들의 완주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또한 명지전문대학교는 ‘AI 진로 설계 시스템’을 연동해 성인 학습자가 어떤 마이크로디그리를 이수했을 때 재취업 성공률이 가장 높은지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예술과 기술의 결합도 활발하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는 웹툰이나 게임 분야 전직을 희망하는 성인들을 위해 ‘생성형 AI 콘텐츠 제작’ 과정을 개설했다. AI를 창작의 도구로 활용해 제작 효율을 높이는 법을 가르치며 콘텐츠 업계의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경북전문대학교는 지역 전략 산업과 연계해 유학생과 성인 학습자가 함께 듣는 ‘지역 정주형 기술 AI’ 과정을 선보이며 지역 소멸 위기 대응의 선봉에 섰다. 이 외에도 부산과학기술대학교는 기계·자동차 분야 재직자를 위한 ‘AI 기반 스마트 팩토리 유지보수’ 마이크로디그리를 통해 지역 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충북보건과학대학교 부트캠프 마이크로디그리 수여식 모습. (사진=충북보건과학대)

■ 학위보다 ‘실력’… 디지털 배지가 보증하는 직무 역량 =

성인 학습자들에게 AI 마이크로디그리가 매력적인 가장 큰 이유는 즉각적인 증명에 있다. 대학들은 과정을 이수한 학습자에게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배지’를 수급한다. 이 배지에는 학습자가 어떤 AI 도구를 다룰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했는지에 대한 상세 정보가 담겨 있어 재취업 시 기업에 제출하는 포트폴리오로 활용된다.

전문대 입장에서도 이는 새로운 돌파구다. 학령인구 감소로 비어가는 강의실을 성인 학습자로 채우는 동시에, 단기 과정을 통한 수익 구조 다변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교육 제공자가 아니라 지역 사회의 ‘역량 인증 기관’으로서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향후 AI 마이크로디그리는 대학과 기업, 지자체를 잇는 ‘지역 정주형 교육 모델’의 핵심축이 될 전망이다. 지자체는 교육비를 지원하고, 대학은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며, 지역 기업은 검증된 인력을 채용하는 선순환 구조다. 특히 RISE 체계와 맞물려 이러한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이제 대학은 한 번 졸업하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원하는 역량을 쇼핑하듯 배우는 ‘평생 학습 편의점’이 되어야 한다”며 “AID 전환 사업을 통한 전문대의 체질 개선이 그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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