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안국약품
안국약품이 2030년 국내 제약업계 톱10 진입을 목표로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에 나섰다. 전문의약품(ETC) 중심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메디컬에스테틱과 헬스케어 전반으로 외연을 확장하며 성장 축을 다변화하는 전략이다.
안국약품은 최근 피부미용사업부를 신설하고 메디컬에스테틱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미 지난해 말 PDRN 함유 화장품 ‘리쥬비더마’를 출시하며 사전 포석을 깔았고, 향후 의료기기·의약품·메디컬코스메틱을 아우르는 통합 라인업 구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단기 시장 진입을 넘어 글로벌 진출까지 염두에 둔 중장기 전략이다.
이 같은 변화는 사업목적 확대에서도 확인된다. 안국약품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성형 관련 제제 및 생물의학 제품 개발·제조·판매업'을 추가했으며, 지난해에는 '사료 및 미용기기 사업'까지 포함하며 사업 다각화 기반을 구축했다.
"제품 차별화·원가 경쟁력"…라이선스 인+자체 개발 병행
안국약품은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차별화 제품 확보 ▲원가 경쟁력 강화라는 두 축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신제품 개발과 해외 의약품 라이선스 인을 병행하는 전략을 가동 중이다.
대표 사례가 지난달 글로벌 제약사 조지 메디신스와 체결한 고혈압 3제 복합제 '위다플릭(WIDAPLIK)'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이다.
위다플릭은 미국 FDA에서 고혈압 초기 치료(1차 요법)로 승인된 복합제로, 국내 시장에서도 초기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겨냥한 전략 제품으로 평가된다.
자체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페바로젯정1/10mg'은 피타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복합제로, 기존 주력 품목의 저용량 라인업 확장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해당 저용량 제품은 위탁이 아닌 자체 생산이라는 점에서 원가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전환 시도…약가 인하 '리스크 대응'
안국약품은 단순 의약품 기업을 넘어 헬스케어 플랫폼으로의 전환도 병행하고 있다. 바이오텍 지분 투자 중심 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1월 헬스케어 기업 디메디코리아를 인수하며 시동을 걸었다. 이를 통해 형상기억소재(SMP) 기반의 수면테크 및 생활형 의료기기 기술을 확보하면서 헬스테크와 H&B(헬스앤뷰티) 영역 확장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향후에도 M&A와 전략적 투자를 통해 수익 구조 다변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사업 확장은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에 대한 선제 대응 성격이 짙다. 전문의약품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가격 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메디컬에스테틱과 헬스케어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약가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중소·중견 제약사의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안국약품이 비교적 빠르게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사례"라고 말했다.
매출 3000억 돌파…R&D 투자도 ‘재확대’
실적 역시 성장세를 구가하며 이들 뒷받침하고 있다. 안국약품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30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2% 증가하며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 역시 98억원으로 46.6% 증가했다.
최근 5년간 매출은 2021년 1635억원에서 2022년 2054억원, 2023년 2337억원, 2024년 2711억원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영업이익도 2021년 적자에서 2022년 흑자 전환 이후 점진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R&D 투자다. 연구개발비는 2021년 173억원에서 2024년 133억원까지 감소했으나, 2025년 269억원으로 급증하며 방향을 전환했다. 매출 대비 비중 역시 5.2%에서 8.8%로 상승했다.
이는 최근 강화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과 맞물린 변화로 해석된다. 개정 기준에 따르면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최근 3개년 평균 R&D 비중을 기존 5%에서 7%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 아닌 '확장형 전략'…성공 열쇠는 실행력
안국약품의 전략은 기존 제약사의 '선택과 집중'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전문의약품, 메디컬에스테틱, 헬스테크, H&B까지 동시에 확장하는 '멀티 트랙'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핵심 변수는 실행력이다. 단기적으로는 ▲위다플릭 등 라이선스 제품의 시장 안착 ▲저용량·복합제 중심 제품 차별화 ▲에스테틱 사업의 초기 매출 창출 여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M&A를 통한 사업 시너지 ▲글로벌 진출 속도 ▲R&D 투자 확대에 따른 성과 창출 여부가 TOP10 진입 가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약가 인하라는 구조적 리스크 속에서 안국약품이 '비(非)약가 시장'으로의 확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공식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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