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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고]AI 전환, 리더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어떤 앱이 좋은 앱인지, 왜 카카오톡이 문자 메시지를 대체했는지, 이 디테일을 몸으로 아는 리더가 없었다. 담당 팀이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도 통과되지 않았고, 부족한 서비스를 만들어도 걸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고]AI 전환, 리더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홍주영 라포랩스 각자대표] 2010년대 초 많은 대기업들이 모바일 전환을 선언했다. 당시 모바일 전환의 중요성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은 없었지만 대부분 좋은 앱을 만들지 못하고 실패했다. 실패의 이유는 단순했다. 최고 리더들이 앱을 직접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앱이 좋은 앱인지, 왜 카카오톡이 문자 메시지를 대체했는지, 이 디테일을 몸으로 아는 리더가 없었다. 담당 팀이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도 통과되지 않았고, 부족한 서비스를 만들어도 걸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소한, 모바일 앱은 직접 만들지 않더라도 결과물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앱을 열어보면 어떤 기능이 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바일 전환보다 더 어려운 게 있다. 바로 인공지능(AI)이다. AI는 눈에 보이는 제품보다는 일하는 방식 자체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각 구성원이 어떤 업무를 AI로 대체하고 있는지, 그로 인해 속도와 품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AI로 좋은 결과를 내려면 어떤 환경이 필요한지, 무엇이 부족해서 결과가 좋지 않은지 역시 직접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 결국 조직이 AI를 잘 활용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일은 모바일 전환보다 훨씬 어렵다.

라포랩스도 처음엔 다르지 않았다. AI 도입을 선언하고 팀에 맡겼다. 하지만 무엇이 잘 되고 있는지, 어디가 막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리더인 필자가 직접 써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로드 코드’를 직접 설치했다. 매일 한두 시간씩 클로드 코드를 사용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신사업 구상을 해보기도 했다. 부딪혀보니 보였다. ‘이 단계는 AI가 대신할 수 있고 여기는 사람이 판단해야 하는구나’라는 명확한 경계 말이다.

이후 전 직원이 함께 클로드 코드 시험을 봤다. 필자도 당연히 함께 참여했다. 개념을 함께 익히자 조직의 도구 활용 수준이 눈에 띄게 올라갔다. 그리고 사내 AI 챗봇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사내 메신저에 그대로 공유했다. “AI를 써라”,“이렇게 하면 된다”고 말하는 대신 직접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조직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제 라포랩스에서는 실제 동료보다 ‘AI 동료’가 더 자주 호출된다. AI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잘 작동하도록 환경을 함께 개선해 나간다. AI가 잘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기 시작하자 효과를 체감한 직원들이 스스로 더 나은 방식을 찾아 환경을 개선해나간다. 그 개선의 속도조차 AI 덕분에 빨라지고 있다.

AI는 단순히 챗봇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더 큰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을 근본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 이 변화는 실무자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조직의 어느 영역에 AI를 적용할지,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에 대한 큰 방향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방향은 결국 리더가 먼저 그 감을 몸으로 익혀야 제시할 수 있다.

조직을 AI 조직으로 바꾸고 싶다면 오늘 당장 클로드 코드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라. 매일매일 대화하고 시도하다 보면 직원들과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 지, 무엇을 바꾸기 시작할지 하나둘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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