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게임시장에서 인디게임의 생존 전략이 화두로 떠올랐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대형 게임사에서 하기 어려운 실험적 시도와 뚜렷한 정체성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일 경기도 성남 경기콘텐츠코리아랩에서는 인디게임 포럼이 열렸다. / 천선우 기자
3일 경기도 성남 경기콘텐츠코리아랩에서는 인디게임의 현재를 짚어보고 앞으로의 생존 전략을 논의하는 인디게임 포럼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BIC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정엽 순천향대 교수를 비롯해 주목받는 인디 개발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정엽 교수는 인디게임 생존 전략의 3대 키워드로 ▲마이크로 타겟팅 ▲포스트 팬데믹 품질 기준 부합 ▲비즈니스 모델(BM) 재설계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양적 공급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많이 만드는 것보다 깊이 있는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버티컬 슬라이스를 완성해 가장 효율적으로 유저를 확보할 수 있는 채널에 집중해야 한다”며 “스팀 넥스트 페스트 같은 플랫폼에서 코어 유저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승현 원더포션의 대표가 인디게임의 성공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천선우 기자
“하이컨셉으로 바이럴 일으켜야”
원더포션이 개발한 ‘산나비’는 독창적인 플레이와 사이버펑크 감성으로 국내 인디게임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유승현 원더포션의 대표는 게임의 흥행 요인으로 ‘하이컨셉’을 꼽았다. 그는 “게임이 아무리 재밌어도 일단 알려져야 한다”며 “조선 사이버펑크라는 강렬한 콘셉트로 바이럴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형 게임사는 구조적으로 레퍼런스가 확실한 게임을 만든다. 문제는 회의를 많이 하다 보니 진행 속도가 느리고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개성을 잃는다”며 “인디는 명확한 독창성과 개성으로 유저를 찌르는 스파이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60% 법칙’도 제시했다. 60%의 법칙이란 작업물의 60%만 만들면 버리는 과정이 쉽고 게임이 단단해진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향후 전망으로 “게임을 넘어 개발사에 팬을 만들 수 있는 게임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AI로 게임이 빠른 템포로 쏟아지는 시대에 대응해 유니크한 서사와 세계관, 명확한 개성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은섭 리자드스무디 대표가 인디게임의 성공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천선우 기자
“외부 피드백은 필수… 팬덤도 구축해야”
심은섭 리자드스무디 대표는 셰이프 오브 드림 개발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공유했다. 셰이프 오브 드림은 MOBA와 로그라이크 액션의 참신한 결합으로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인디게임상을 수상했다.
심 대표는 “퍼블리셔들이 ‘이 게임을 한 문장으로 설명해달라’고 물었을 때 명확히 답하지 못했다”며 “객관화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 피드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심 대표는 “개발자의 눈과 소비자의 눈은 다르다”며 “FGT(소규모 게임 테스트), 부스 참가, 스팀 데모 등을 통해 외부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시 일정 관리 실패 사례도 공유했다. 심 대표는 “출시일을 다섯 차례 미뤘고, 결국 버그 600개를 안고 출시했다”며 “게임은 생각보다 작은 이유로 망할 수 있다. 졸속 개발의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임권영 스튜디오BBB 대표는 ‘모노웨이브’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딩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대표는 “유저는 3초 안에 모든 걸 결정한다”며 “스팀에서 캡슐 이미지, 제목, 태그, 짧은 설명에서 통일된 이미지를 구현해 기대감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생존을 위해 팬덤 구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게임 하나로 성과가 끝나는 것이 아닌 팬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팬덤 구축에 성공하면 다음 게임은 제로베이스가 아닌 조금 더 앞에서 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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