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라이센스뉴스 = 김상미 기자 | 금융권이 ‘AI 네이티브’ 전환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신한금융그룹이 ‘AI Native Company’를 선언하며 전통 금융의 체질 개선에 나선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AI Native Bank’를 전면에 내세워 플랫폼 금융의 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전통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금융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 진옥동 회장은 최근 주주들에게 발송한 서신을 통해 창업 정신에 담긴 본질을 지키고 신한만의 ‘지속 가능한 서사’를 만들어나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진 회장이 제시한 방향성은 명확하다. ‘AI Native Company’로의 전환을 통해 금융업의 본질을 재정의하겠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이미 ▲생성형 AI 경진대회 ▲AX 전담 조직 신설 등을 통해 내부 혁신 기반을 구축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조직과 의사결정 구조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AI’와 ‘생산적 금융’을 결합한 전략이다. 미·중 경쟁과 공급망 재편 속에서 기업금융 확대를 통해 ROE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AI를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닌 수익 창출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또한 주주환원율 50% 조기 달성, 내부통제 체계 고도화 등은 ‘AI 전환’이 단순 기술 경쟁이 아닌 신뢰 기반 경영과 결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보다 직관적이고 사용자 중심적인 접근을 택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지난 8일 개최한 ‘2026 프레스톡’에서 인공지능(AI)과 글로벌 영토 확장을 양 날개로 한 미래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표는 ‘AI Native Bank’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선언했다.
2700만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개인화 AI 금융’을 구현하고, 금융 앱의 복잡성을 해결하는 ‘AI 비서’를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특히 ‘확장의 역설’을 해결하겠다는 전략은 플랫폼 기업다운 발상이다.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사용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AI가 선제적으로 해결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결제홈 ▲투자탭 ▲AI 기반 소비·투자 가이드 등을 통해 ‘찾는 금융’에서 ‘제안하는 금융’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태국, 몽골 등 글로벌 확장까지 더해 ‘AI Native Bank’를 넘어 글로벌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노리고 있다.
양사의 전략은 같은 ‘AI 네이티브’를 지향하지만 접근 방식은 뚜렷하게 다르다.
신한금융은 ‘내부 혁신형 AI’를, 카카오뱅크는 ‘고객 경험형 AI’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두고 금융전문가들은 ‘신한금융이 AI를 통해 금융사의 ‘근육’을 바꾸고 있다면, 카카오뱅크는 ‘감각’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또한 신한금융은 기존 금융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진화 전략’에 가깝고, 카카오뱅크는 금융 자체를 재정의하는 ‘파괴적 혁신 전략’에 가깝다는 것이다.
전통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이 경쟁은 단순한 AI 도입 경쟁이 아니다. 핵심은 AI를 통해 어떤 금융 모델을 만들 것인가에 있다.
신한금융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정통 금융형 AI’를, 카카오뱅크는 데이터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형 AI’를 각각 구축하고 있다.
결국 승부는 ▲데이터 활용 역량 ▲고객 접점 ▲수익 모델 다각화에서 갈릴 전망이다. 특히 AI가 고도화될수록 금융사의 역할은 ‘상품 제공자’에서 ‘의사결정 파트너’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AI 네이티브 전환은 은행의 존재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앞으로 은행은 단순히 계좌를 관리하는 기관이 아니라, 고객의 소비·투자·자산 전반을 관리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과 카카오뱅크는 은행권 경쟁의 서막을 알리는 출발점이다.
전통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경계가 사라지는 지금, AI를 누가 더 잘 쓰느냐가 아니라 ‘누가 금융의 미래를 더 설득력 있게 설계하느냐’가 승부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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