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 18계단 수직 상승
삼성 계열 순익 6조 맹위
2026년 대한민국 금융 업계의 최고 권좌는 누구에게 돌아갔을까. 부동의 1위였던 은행계 지주 회장도, 지난해 이변을 연출했던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아니다. 올해 매경이코노미가 선정한 금융 CEO 베스트 50의 최정상에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김 회장은 지난해 8위에서 무려 7계단을 수직으로 뛰어오르며 단숨에 판도를 뒤집었다. 괄목할 만한 도약 배경은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역대급 실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연간 당기순이익 2조원 시대를 활짝 열며 자본 시장의 새 역사를 썼다.
여기에 6조원대 순이익을 합작한 삼성 금융 계열사의 약진과 신임 은행장들의 대거 등장까지 더해지며 올해 순위표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요동쳤다.
지난해 국내 금융 시장은 증시 활황과 더불어 각종 금융지주 계열·독립계 금융사 간 치열한 실적 경쟁이 펼쳐졌다. 이런 가운데 매경이코노미가 선정한 2026년 금융 CEO 베스트 50 종합 1위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에게 돌아갔다.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이끄는 김남구 회장은 지난해 8위에서 7계단 뛰어올라 왕좌를 차지했다.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돌파한 덕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연말 종합투자계좌(IMA) 첫 상품을 시작으로 최근 4차까지 연달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한다. 김 회장은 영향력 부문 1위에 올랐고 글로벌 부문에서도 2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종합 2위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3위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차지하며 리딩뱅크 수장이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양종희 회장은 AX혁신 부문에서 1위에 올라 디지털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진옥동 회장 역시 사회기여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해 상생 금융 실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글로벌 부문 1위는 차별화된 해외 진출 전략을 구사하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김기홍 JB금융지주 18계단 껑충
취임 첫해 시중은행장 대거 진입
이 밖에 눈여겨볼 점은 순위 급등 인사다. 10위 이내 순위표에서 특히 이목을 끄는 인물은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25위에서 18계단 뛰어오르며 단숨에 종합 7위에 올라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JB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710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비은행 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 순이익이 은행을 앞서는 등 수익 구조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AX혁신 부문 5위, 글로벌 부문 5위, 영향력 부문 6위 등 다방면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지방 금융지주 한계를 극복했다.
시중은행장 세대교체와 약진도 두드러진다. 취임 첫해를 성공적으로 보낸 신임 은행장이 대거 순위권에 진입하며 금융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이 종합 12위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 행장은 사회기여 부문 9위, 글로벌 부문 9위에 오르며 리딩뱅크 자회사 수장으로서 역량을 입증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종합 13위,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종합 20위로 뒤를 이었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과 신학기 Sh수협은행장도 각각 종합 37위, 종합 42위로 나란히 신규 진입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삼성 금융 계열사 6조 순익 달성
증시 활황에 자산운용사 수장 약진
비은행권에서는 삼성 금융 계열 수장 포진이 눈에 띈다. 삼성 계열사 최고경영자가 명단 곳곳을 장식하며 막강한 위상을 뽐냈다. 맏형 격인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이 종합 4위로 올라서며 그룹 내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홍 사장은 사회기여 3위, 영향력 4위, AX혁신 7위, 글로벌 8위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냈다.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은 종합 22위, 박종문 삼성증권 사장은 종합 26위에 올랐다. 김우석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종합 27위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고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이 종합 36위를 기록했다. 삼성 금융 계열사는 지난해 순이익 합계 6조원대를 기록하며 전통 강호인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를 앞질렀다.
지난해 종합 1위였던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종합 6위로 순위가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메리츠금융 특유의 집단 리더십은 여전히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종합 15위로 순위권에 새롭게 등장했다. 김 부회장은 영향력 부문 10위, 사회기여 부문 8위에 이름을 올리며 그룹 경영 총괄 역할을 인정받았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사장이 종합 28위, 김중현 메리츠화재 사장이 종합 30위를 기록하며 핵심 계열사 수장이 모두 순위권에 안착했다.
증시 활황에 힘입은 금융투자 업계 대표 약진도 관전 포인트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실적을 견인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해 33위에서 19계단 수직 상승하며 종합 14위에 안착했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사장과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도 각각 종합 28위와 41위로 새롭게 진입하며 증권 업계 호황을 대변했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핀테크·인터넷전문은행 수장 순위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통 금융사와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가 맹활약하면서 상대적으로 혁신 금융 리더가 밀려난 모양새다.
카카오뱅크를 이끄는 윤호영 대표는 지난해 종합 10위로 톱10에 진입했으나 올해 19위로 9계단 하락했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 또한 지난해 14위에서 올해 16위로 2계단 밀려났다. 이들은 여전히 AX 혁신 부문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만, 대형 시중은행과 증권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강력한 공세에 밀려 종합 순위 방어에는 실패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약진은 돋보인다. 최 행장은 지난해 26위에서 올해 24위로 2계단 상승하며 인터넷전문은행 수장 중 유일하게 순위를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오랜 숙원이었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한 점이 순위 상승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본을 확충하며 여신 포트폴리오 다각화 발판을 마련한 점도 긍정적이다.
어떻게 조사했나
실적 평가+비금융 대기업 CFO 등 170명 설문
매경이코노미는 2004년부터 매년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권 CEO를 선정해왔다. 금융 CEO 선정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지난 2월 기준 국내 금융업에 종사하는 기업 CEO를 1차로 전수조사했다. 이후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과 여러 재무 지표를 기준으로 업종별 2차 후보군을 추렸다.
재무 평가는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 전년 대비 자산 증감률에 가중치를 뒀다. 운용사와 사모펀드, 벤처캐피털(VC) 등 업종에선 운용액도 고려했다. 임기 6개월 미만 CEO는 제외했다. 2차 후보군을 추린 후에는 국내 대규모 기업집단 상위 그룹 중 비금융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각 사 재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영향력 ▲AX혁신 ▲사회기여 ▲글로벌 4개 부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24개사 165명에 더해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 5명이 설문에 응했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2호(2026.03.25~03.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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