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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금융 AI 전쟁①] 망분리 완화 틈새 열리자 4대 지주 '데이터 영토' 쟁탈...

인건비 2557억원을 포함해 최대 3500억원이 투입되는 코어뱅킹 현대화 등 대규모 IT 인프라 사업을 발주하며 IT 수주 시 AI를 활용해 인력 투입을 줄이면 사업비를 감액하는 파격 조항을 신설했다. 국민은행은 자산관리와...

[금융 AI 전쟁①] 망분리 완화 틈새 열리자 4대 지주 '데이터 영토' 쟁탈...

사진=Flow

4대 금융그룹이 개별 계열사 단위의 디지털 전환(DT) 단계를 마감하고 수천억원의 자본과 전담 인력을 투입해 그룹 전체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혁신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들은 올해 초 일제히 선언한 'AX(인공지능 전환)' 경영 전략을 현실화하기 위해 전사적 자본과 전담 인력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의 전사적 움직임은 지난 4월과 5월 연달아 이어진 망분리 규제 완화가 결정적 기폭제로 작용했다.

금융권은 일찍부터 당국의 망분리 규제 완화 로드맵에 대비해 AI 도입을 위한 체력 비축과 조직 정비를 선제적으로 준비해 왔다. 망분리란 해킹을 막기 위해 외부 인터넷망과 사내 업무망을 완전히 분리하는 보안 규제다. 그동안 금융사 내부 PC에서는 외부 생성형 AI를 쓰거나 데이터를 결합하는 것이 원천 차단됐다.

하지만 지난달 금융위원회의 내부망 SaaS 접속 허용 조치에 이어 이달 국가정보원마저 데이터 등급별로 보안을 차등화하는 국가망 보안체계(N2SF)를 전격 시행하며 규제 완화가 현실화했다. 데이터 활용의 숨통이 트이자 지주사들이 미리 짜둔 청사진을 바탕으로 '컨트롤타워' 가동에 일제히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조직 융합·인력 내재화 나선 KB·신한

KB금융은 양종희 회장의 '전환과 확장' 전략에 발맞춰 지주 내 전략·시너지·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담 조직과 AI·데이터·디지털혁신 부서를 융합한 거대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부문을 신설했다.

인건비 2557억원을 포함해 최대 3500억원이 투입되는 코어뱅킹 현대화 등 대규모 IT 인프라 사업을 발주하며 IT 수주 시 AI를 활용해 인력 투입을 줄이면 사업비를 감액하는 파격 조항을 신설했다. 국민은행은 자산관리와 기업영업 등 핵심 업무 영역에 연내 100개의 AI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도입하며 직원 업무의 AI 대체 가능성까지 내부 점검을 진행 중이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이 신년사에서 AX를 생존의 과제로 규정한 뒤 지주 AX 부문과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계열사 단위의 AX 본부를 동시 신설했다. AI 가동을 위한 막대한 물리적 인프라 투자를 위해 데이터센터(1250억원), 친환경 에너지(1700억원), 인프라(540억원) 등을 타깃으로 한 총 3500억원 규모의 3대 전략 펀드를 직접 조성했다.

또한 현업 실무진 중심의 AX 혁신리더 100명을 선발했으며 이를 촉매로 삼아 향후 3년간 사내에서 총 1000명의 AX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수립했다.

데이터 묶고 R&D 키우는 우리·하나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의 AI 회사 선언과 함께 2030년까지 생산적 금융에 73조원을 투자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와 연계해 은행 200건, 비은행 144건 등 전 계열사에 걸쳐 총 344건의 AI 적용 로드맵을 가동했다.

외부 기술을 내부로 수혈하기 위해 스타트업 육성 공간인 '디노랩A센터'를 개편하고 은행, 카드, 저축은행 등 주요 그룹사 데이터를 통합해 증권과 보험업 진출과 맞물린 교차 데이터 활용 체계를 준비 중이다. 단일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올해 12월 97개를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은행권 최초로 총 175개의 엔터프라이즈 레벨 AI 에이전트 도입을 예고했다.

하나금융은 외부 솔루션(SaaS) 의존을 피하고 철저한 '기술 내재화' 노선을 걷고 있다. 체험형 인턴 등 R&D 인력을 적극 확보하며 그룹 공통 연구개발 기지인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의 연구원을 초기 10여 명에서 90% 이상이 석·박사급인 70명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투자 알고리즘부터 생성형 AI 모델링, 자연어처리(NLP)까지 직접 전담하는 핵심 기지로 활용 중이다.

다만 기술은 내부에서 통제하되 AI의 연료가 되는 데이터는 외부 동맹을 통해 적극 수혈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 하나금융과 SK그룹 간 국내 최대 규모의 이종 산업 데이터 결합 동맹이 대표적이다. 자체 구축한 AI 모델에 통신 등 이종 산업 데이터를 결합해 자체 AI의 활용처와 파급력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편집=홍인택 기자

문제는 이처럼 지주사들이 자본과 외부 동맹을 앞세워 데이터를 긁어모아도 당장 이를 'AI의 연료'로 온전히 태우기엔 무리가 있다는 점이다. 지주사들의 속도전과 달리 규제 측면에서는 여전히 '반쪽짜리 완화'라는 현실적 장벽이 남아다는 평가다.

기반이 된 4월 망분리 규제 완화 조치는 일반 행정 등 비민감 업무에 한정됐고 정작 AI 학습과 고객 맞춤형 융합 서비스에 필수적인 개인신용정보나 고유식별정보 처리는 예외 대상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실무 현장에서는 고객의 실제 신용정보가 묶여 있어 가상 데이터만으로 제한적인 테스트를 진행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된다.

금융당국이 생성형 AI 서비스에 대한 망분리 규제 예외 적용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인 가운데, 당분간 금융사들은 개별적인 혁신금융서비스 샌드박스 심사에 의존해 제한적 융합 테스트를 이어갈 전망이다.

홍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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