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

그라운드의 별이 된 ‘영원한 4할 타자’

‘불멸의 4할 타자’ 백인천 전 감독이 지난 15일 오전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에서 뇌출혈로 치료를 받다가 별세했다. 향년 83세.

그라운드의 별이 된 ‘영원한 4할 타자’

백인천 프로야구 전 MBC 청룡 감독 별세

2019년 11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 C조 한국과 호주의 경기 시작 전 시구에 나선 백인천 전 감독. 연합뉴스

1962년 일본 프로야구 진출…일 야구 전설 장훈 “기가 매우 센 남자”

KBO 출범 때 귀국해 불멸의 기록 세우고 감독으로 LG 우승 이끌어

삼성 감독 때 지도, 최고 타자가 된 이승엽 “더 큰 꿈 꾸게 해주신 분”

‘불멸의 4할 타자’ 백인천 전 감독이 지난 15일 오전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에서 뇌출혈로 치료를 받다가 별세했다. 향년 83세.

백 전 감독은 전날 오전 천안 거주지에서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혈압과 맥박을 되찾았으나 위중한 상태가 이어졌다. 이후 단국대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을 거뒀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23년간 활약한 고인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MBC 청룡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며 타율 0.412를 기록한 KBO리그 유일의 4할 타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고인의 공적을 기려 역대 두 번째 KBO장으로 장례를 치른다. 빈소는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7일 오전 8시다.

1942년 중국 장쑤성 우시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전쟁 때 월남해 경동중과 경동고에서 야구를 배웠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도 병행할 정도로 하체가 탄탄했고 타격 능력도 뛰어났다. 1961년 실업야구 농협에 입단한 뒤 1962년 일본 프로야구 도에이 플라이어스에 진출했다. 다이헤이요 라이언스, 롯데 오리온스, 긴테쓰 버펄로스를 거치며 1981년까지 일본에서 뛰었다. 1975년에는 타율 0.319로 퍼시픽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온 고인은 1983~1984년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뛴 뒤 선수 생활을 마쳤다. 1985년 청보 핀토스 타격 인스트럭터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1990년 LG 트윈스 초대 감독으로 ‘혼(魂)의 야구’를 내세워 창단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LG(1990~1991년), 삼성 라이온즈(1996~1997년), 롯데 자이언츠(2002~2003년) 감독을 지냈으며 삼성,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에서도 타격 인스트럭터로 활동했다.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 장훈은 16일 스포츠신문 스포니치에 기고한 글에서 고인을 세 살 어린 ‘소중한 후배이자 같은 시대를 달린 동료’라고 회고했다. 장훈은 “매우 기가 셌던 남자”라고 표현했다. 도에이 시절 팀 4번 타자 오스기 가쓰오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고인이 장훈에게 싸우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두 선수가 클럽하우스에서 실제 주먹다짐을 벌였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고인이 키운 대표적인 제자는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 1군 타격코치(49)다. 이승엽은 프로 1년 차였던 1995년 삼성 감독으로 부임한 백 전 감독을 만났다. 백 전 감독은 이승엽에게 한국 최고의 선수가 돼 일본 프로야구까지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엽의 ‘학다리 타법’도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백 전 감독은 일본에서 타격 인스트럭터까지 불러 이승엽의 타격을 손봤다. 이승엽은 1997년 첫 홈런왕에 오른 뒤 2004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이승엽은 “백 전 감독은 내가 가장 존경하고 감사하는 감독”이라며 “더 큰 꿈을 꾸고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경동고 후배인 유승안 전 경찰야구단 감독은 “대한민국 야구 초창기에 큰 역할을 한 분”이라며 “우리 야구의 큰 별이 졌다”고 말했다. 김소식 전 대한야구협회 부회장은 여러 차례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에도 재활을 반복했던 고인을 ‘진정한 승부사’로 기억했다.

유영구 전 KBO 총재와 일구회 김광수 회장, 박철순 부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 염경엽 LG 감독, 김원형 두산 감독과 김재박 전 LG 감독, 이만수 전 SK 감독 등은 조화를 보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