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굿바이 ‘아라시’…일본 국민 아이돌 27년만에 활동 종료
중앙일보
1일 일본의 5인조 아이돌 그룹 '아라시'의 마지막 콘서트 소식을 1면에 전한 스포츠 신문들. 오누키 도모코 기자
굿바이, 아라시(嵐)
일본의 국민 아이돌 아라시가 31일 도쿄돔에서 열린 콘서트를 끝으로 데뷔 후 27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1999년 니노미야 카즈나리(二宮和也), 오노 사토시(大野智), 사쿠라이 쇼(櫻井翔), 마츠모토 준(松本潤), 아이바 마사키(相葉雅紀) 등 5인조 아이돌 그룹으로 결성된 아라시는 데뷔 직후부터 정상급 인기를 누려왔다.
공식 팬클럽 회원만 300만명에 달하고, 2025년 기준 일본 내 음반 누적 판매량 5416만장(3위), 오리콘 싱글 차트 1위 음반 54개(1위)를 기록하는 등 일본 대중문화계에 한 획을 그었다.
올해 3월부터 도쿄, 삿포로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이어진 고별 콘서트 ‘위 아 아라시(We are ARASHI)’는 49만명의 관객이 찾았다. 595번째 무대이자, 마지막 무대가 된 31일 도쿄돔 콘서트는 1999년 11월 발매된 데뷔곡 ‘A·RA·SHI’를 포함한 33곡이 3시간 25분에 걸쳐 공연됐으며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이날 무대 위에서 멤버들은 눈물로 감사를 표현했다. 사쿠라이 쇼는 “누군가 한 명이 가진 열쇠가 아니라, 다섯 명 각각이 각자의 열쇠를 가지고 와 보물상자를 열었다”며 “26년 6개월 동안의 큰 감사를 담아, 앞으로도 여러분 한 명 한 명을 계속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국민 아이돌그룹 아라시. 중앙포토
아라시 멤버들은 가수 외 드라마, 영화, 예능 등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마츠모토 준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와 영화 ‘꽃보다 남자’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한국에서도 이민호·구혜선 등이 출연한 동명의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정상급 아이돌이지만, 겸손한 이미지와 멤버 간의 각별한 우애, 여기에 27년이라는 긴 활동 기간 동안 음주나 마약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 없는 자기 관리로도 일본 내 평판이 높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엔 ‘아라시 와쿠와쿠 학교’라는 수업 콘셉트의 대형 콘서트를 열어 수 년간 일본 각지의 재난 지역에 기부했으며, 2018년 기준 기부 총액이 20억엔(약 188억 4000만원)을 기록했다.
또,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 등 동일본대지진의 피해를 입은 유족 1만2000여명을 자신들의 콘서트에 초대하기도 했다.
팬층도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해 콘서트에서 모녀가 함께 찾는 경우가 많은 가수로도 유명하다.
2024년 4월 멤버들이 직접 주식회사 ‘아라시’를 설립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콘서트를 끝으로 오노 사토시는 연예계에서 은퇴하며, 나머지 4명은 개인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1일 일본 주요 스포츠지들은 1면에 전날 북중미 월드컵 출정식에서 아이슬란드에 승리를 거둔 일본 축구 대표팀이 아니라 아라시의 마지막 콘서트 소식을 실어 이들의 일본 내 위상을 실감케 했다.
도쿄=유성운 특파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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