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군공항 땅 먼저 넘겨 산단 착공…‘양여 먼저’ 안전판 세웠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의 광주 군공항 특별법 개정안은 기부대양여 틀을 유지한 채 ‘대체시설 기부 후 종전부지 양여’의 순서를 예외적으로 뒤집고 손실을 국비로 보완하는 것이 핵심이다.

군공항 땅 먼저 넘겨 산단 착공…‘양여 먼저’ 안전판 세웠다

군공항 땅 먼저 넘겨 산단 착공…‘양여 먼저’ 안전판 세웠다

광주군공항특별법, 기부대양여 틀 유지한 채 손실 국비로 보완

국가산단·정부출자기업체 매각 때만 허용…용도는 반도체 산단

2026년 09월 22일(화) 19:30

광주군공항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민주당 박선원 의원의 광주 군공항 특별법 개정안은 기부대양여 틀을 유지한 채 ‘대체시설 기부 후 종전부지 양여’의 순서를 예외적으로 뒤집고 손실을 국비로 보완하는 것이 핵심이다.

2028년 중순 광주기지 일시 폐쇄와 2032년 12월 무안 새 군공항 준공 사이의 4년여 공백에도 반도체 산단 개발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은 것이다.

국방부는 광주기지의 공군 기능을 다른 기지에 임시 분산하고 미군 사용구역을 반환받는 ‘선(先) 분산·후(後) 영구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종전부지를 비워도 현행법대로라면 새 군공항을 국가에 넘길 때까지 소유권을 받을 수 없어 국가산단 개발에 착수하기 어렵다. 개정안 제23조 1항의 ‘선양여’가 두 사업의 시간표를 잇는 법적 연결고리인 이유다.

선양여에는 두 가지 문턱을 뒀다. 광주 종전부지가 국가산단 지정을 목적으로 한 산업단지개발계획 대상이어야 하고, 특별시가 양여받은 땅을 정부출자기업체에 매각할 것으로 예상돼야 한다. 용도를 반도체 산단으로 묶고 정부출자기업체가 인수하는 경우에만 예외를 허용해 선양여된 국유지가 다른 개발에 쓰이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가격은 두 단계로 정한다. 합의각서안을 만들 때는 양여 시점의 제반 사정을 반영한 감정평가액을 적용하고, 최종 합의각서에서는 정부출자기업체에 실제 매각한 금액을 종전부지 가액으로 삼는다.

국가산단 지정 전 기대가치가 아닌 실제 인수가격으로 사업수지를 확정하는 구조다. 매각가가 낮을수록 국비 보전 요구가 커지는 만큼 공공 시행자의 인수가격과 산단 조성원가가 전체 재정 규모를 좌우한다.

개정안은 합의 때부터 예상되는 종전부지와 대체시설의 차액을 국비로 보조할 수 있게 했다.

전남광주시 자체 조달액과 국비보조금을 이전주변지역 지원사업에 투입하고, 무안 등 이전지역 정책사업에는 국가가 보조·융자할 수 있도록 재원 통로도 넓혔다. 지원사업으로 설치되는 시설은 군공항 대체시설에 포함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는 국가산단 전환으로 무너진 ‘8조원 공식’<9월 18일 광주일보 3면>과 맞물린다. 2025년 국방부 추산은 종전부지 8조6700억원, 대체시설 8조3800억원이었지만 국방부와 특별시는 용도 변경 뒤 땅값이 50%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하락 폭이 최대 70%라면 3조~5조7000억원이 모자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새 감정평가 전 추계여서 확정된 부족액은 아니다.

국가가 땅을 먼저 넘기는 대신 이행 장치는 강하게 걸게 만들었다. 전남광주시가 정당한 사유 없이 약속한 기한까지 대체시설을 기부하지 않으면 국방부 장관이 이행을 명할 수 있다. 명령도 따르지 않으면 합의 당시 대체시설 가액의 20%를 이행강제금으로 매기고, 연 2회 범위에서 기부가 끝날 때까지 반복 부과할 수 있다. 의무를 뒤늦게 이행해도 이미 부과한 금액은 징수한다.

법안 통과가 광주기지 폐쇄를 곧바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제1전투비행단 분산배치, 주한미군 공동작전기지(COB) 반환 합의, 개발제한구역·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무안 주민투표와 최종 이전부지 선정은 별도 절차다. 어느 하나가 늦어져도 63만평 선착공 일정은 흔들릴 수 있다.

가장 큰 빈칸은 돈이다. 재정 조항은 ‘보조한다’가 아닌 ‘보조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이다.

국가 부담액과 지방비 분담률, 수조원대 차액을 지급할 회계와 시기도 정하지 않았다.

선양여라는 문은 만들었지만 예산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구조는 아닌 셈이다. 국회 심사에서 국가산단 지정으로 생긴 손실의 부담 원칙과 국비 분담률을 얼마나 구체화하느냐가 법안의 실효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정병호 기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