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벌어지던 수싸움이 마침내 폭발했다. 방어막을 치던 장동혁 대표 체제가 ‘윤리위원회’라는 칼을 빼 들며 역공에 나서자 퇴진을 압박하던 비주류 진영이 격렬하게 들이받았다. 당의 기강을 세우겠다는 당권파와 사퇴 압박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당권파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국힘 내부의 권력 투쟁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이번 대치의 발단은 윤리위의 안건 심의와 장 대표의 복당 제한 발언이 맞물리면서 시작됐다. 당 중앙윤리위가 전날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지방선거 전후 접수된 60여 건의 징계 요구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장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심각한 해당 행위자는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서라도 영구 복당을 금지해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비당권파 진영은 이를 단순한 기강 잡기를 넘어선 인적 숙청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며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초·재선 의원 중심의 개혁 성향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7일 오전 조찬 회동을 갖고 장 대표의 강경 드라이브를 노선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단선적 당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모임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필요한 것은 포용을 바탕으로 한 통합의 정치인데 도리어 징계를 앞세운 배제의 정치를 펴고 있다”며 “이는 지도부 책임론을 회피하고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무리수이며 향후 당의 진로에 반하는 행위가 지속될 경우 집단적 대응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내 의원들의 반발도 구체화되고 있다. 국회 부의장 선거 과정에서의 이탈표 문제로 징계 도마에 오른 6선 조경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참패에 책임을 져야 할 지도부가 도리어 비판 세력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며 사퇴 거부 행태를 비판했다.
반면 당권파는 공당의 규율 확립이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장 대표가 임명한 조광한 최고위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안도 미래도 없는 세력이 반복적으로 지도부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고 규탄했다. 조 최고위원은 “명백한 징계 사유에 책임을 묻고 기강을 바로잡는 합법적 절차를 공포정치로 왜곡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궤변”이라며 정당의 기강 확립 필요성을 옹호했다.
이 같은 계파 간 전면전 조짐 속에서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당내 중진은 사태의 파장을 경계하며 신중한 수위 조절을 주문하고 있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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