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심판 성접대 ‘파묘’
협회, 사과문 내고 쇄신 약속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 임원 등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수사하는 경찰이 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주차장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참사 이후 대한축구협회가 국회 청문회를 시작으로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까지 받은 가운데, 15년 전 심판 성접대 파문이 일면서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8일 뒤늦게 드러난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 내용에 따르면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올림픽 예선전 3경기와 평가전 4경기를 합쳐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과 감독관 등 10여명에게 성 접대가 이뤄졌다.
이 중엔 2012년 2월 쿠웨이트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2011년 9월 오만과의 2012 런던 올림픽 예선, 2012년 3월 카타르와의 런던 올림픽 예선 경기가 포함됐다.
해당 경기 주심을 본 심판의 국적은 일본, 아랍에미리트, 이란, 바레인,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다양하다.
한국은 이들이 관장한 경기에서 5승2무의 좋은 성적을 냈다. 특히 평가전(친선경기)이 아닌, 주요 대회 본선 진출이 걸린 예선 경기에서 한국은 2승1무를 거뒀다.
축구협회 직원은 해당 경기 심판들을 위한 성 접대에 한 번에 수십만원, 많게는 100만원이 넘는 돈을 결제했다. 특히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있다.
축구협회는 이에 대해 “지금은 법인카드와 관련해 철저한 시스템을 마련해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월드컵 전부터 축구협회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 이번 파문으로 축구협회의 이미지는 ‘지하’까지 추락하게 됐다. 게다가 ‘아시아 강호’ 한국 축구의 대외 이미지도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외신에서 한국 축구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연합뉴스
앞서 축구협회는 북중미 월드컵을 이끈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 선임과 정몽규 전 협회장과 관련된 논란으로 비판 여론이 극에 달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다시 불거지고, 월드컵 참사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말 국회에서 청문회가 열리기도 했다.
또 지난 6일엔 경찰이 천안 소재 축구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협회 역사상 첫 압수수색을 받았다.
국회 청문회와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축구협회 내부에선 ‘바람잘날 없다’는 자조섞인 말들도 나왔다.
대한축구협회가 8일 낸 축구팬 및 축구 관계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에 축구협회는 8일 팬과 축구 관계자에게 사과하며 쇄신을 약속했다.
축구협회는 ‘축구 팬 및 축구 관계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내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협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에 큰 실망과 걱정을 안겨드린 점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국회 청문회에 이어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과 다수의 내부 구성원조차 제대로 몰랐던 십수 년 전 일에 대한 보도에 이르기까지, 협회와 관련된 각종 사안으로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현재 이와 같은 부적절한 행위나 카드 사용은 절대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는 “전방위적인 외부의 비난과 질타를 전 구성원 모두 가슴 깊이 새기고 철저한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면서 “더 나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깊은 자아 성찰과 더불어 강도 높은 노력을 이어 나가겠다. 높아진 외부의 기준과 눈높이에 맞춰 조직문화의 투명성과 도덕성도 더욱더 제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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