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직후 T1 ‘구마유시’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의 모습. 라이엇 게임즈 제공
한화생명e스포츠와 T1이 다시 한번 붙는다. 지더라도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던 지난 플레이오프 2라운드 때와는 달리, 이번 12일 2026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결승 진출전에선 노 코인으로 대결한다.
두 팀 모두 자신들의 승리를 자신한다. 지난 8일 결승전 미디어데이에서 한화생명의 윤성영 감독은 “3대 1로 이길 거로 예상한다. 우리가 T1보다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T1의 임재현 감독 대행도 “우리도 한화생명보다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3대 1로 이길 것”이라고 응수했다.
카시오페아를 언제, 어떻게, 무엇과 교환할 것인가
지난 2일 2라운드 대결에서는 T1이 ‘승승패패패’를 당했다. 승부처는 4세트였다. T1이 고정 밴 카드였던 카시오페아를 풀어주는 대가로 루시안·밀리오를 가져오는 일종의 1티어 픽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결과적으로는 악수가 됐다. 카시오페아의 힘이 가장 강한 타이밍에 드래곤 한타를 피하지 않았다가 대패하면서 세트스코어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5세트도 내줘 역전패했다.
당시 한화생명 윤성영 감독은 “상대 입장에서는 룰루와 자야·라칸이 없는, 루시안·밀리오를 하기 좋은 상황이어서 (루밀을) 선택한 거 같다”면서 “우리는 카시오페아 승률도 좋고, 챔피언의 성능도 좋고, ‘제카’ (김)건우가 워낙 카시오페아를 잘해서 1픽을 했다”고 복기했다. 임 대행은 “카시오페아와 루시안을 나눠 먹는 그림을 그렸다”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일 2026 LCK 결승전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T1 임재현 감독 대행. 라이엇 게임즈 제공
실제로 T1은 다음 경기였던 6일 디플러스 기아와의 패자조 3라운드 경기에서 밴픽에 변화를 줬다. 이들은 1세트에서 카시오페아를 먼저 가져오고 루시안·밀리오를 내주는, 앞선 한화생명전과 정반대의 밴픽을 선택했다. 루시안·밀리오는 자야·라칸으로 상대했다.
임 대행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사실 루시안·밀리오는 우리가 상대할 수 있는 픽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난 한화생명전 이후로 카시오페아가 초중후반 전부 좋은 챔피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밴픽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눈여겨 볼 것은 오히려 패장 디플 기아 김대호 감독의 말이다. 김 감독은 1세트 밴픽을 두고 “확실히 우리가 불리한 밴픽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전체적인 시리즈를 봤을 때, (1세트를 그렇게 밴픽하면) 남은 챔피언의 구성상 밴픽 흐름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1세트에서 손해를 보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BO5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 특성상 특정 챔피언을 시리즈 내내 배제한다면 밴픽 싸움에서 손해를 볼수밖에 없다. OP 챔피언을 언제, 어떤 식으로 풀고 대처할 것이며, 그 대가로 무엇을 가져올 것인지를 잘 계획하고 실행으로 옮기는 팀이 KSPO돔에서도 웃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2026 LCK 결승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나란히 선 한화생명과 T1 선수단의 모습. 라이엇 게임즈 제공
구&케에서 구VS케로
두 팀의 맞대결이 늘 그랬듯, 승부처는 바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 대행은 “우리 팀은 바텀 듀오가 항상 잘해줘서 큰 신뢰가 있다. 여기에 상체의 기량도 올라오고 있어서 이번엔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감독은 “우리 팀에 새로운 선수들이 오면서 게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인전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T1의 바텀 듀오로 호흡을 맞췄던, LoL 월드 챔피언십 3연패를 함께 이뤘던 ‘구마유시’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이 올해부터는 적으로 맞붙는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2022년 스프링 시즌 이후 LCK 우승을 경험해본 적 없는 이들 중 누가 먼저 우승 횟수를 늘리게 될까.
지난 8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민형은 “T1에 있는 동안 민석이로부터 플레이적으로도 밴픽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지금은 그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건 어쨌거나 아쉽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석이가 상대팀이 돼 좋은 점은, 잘하는 바텀을 상대하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길 때 뿌듯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류민석은 “민형이가 저뿐만 아니라 팀원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줬다. 게임 내적으로도 그렇지만, 외적으로고 팀이 건강한 마인드를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줬다”면서 “민형이가 T1에서 보여줬던 장점들을 한화생명에 가서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화생명은 ‘제우스’ (최)우제와 민형이 중심으로 게임을 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민형이도, 우제도 어떤 스타일로 게임을 하는지는 잘 알고 있다. 밴픽과 플레이를 잘 준비하고 수행한다면 T1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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