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진입 땐 제한 불가피”
“보유세 개편, 결정된 거 없다”
세제는 ‘최후 카드’ 재확인
(서울=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NRC 국가미래전략연구위원회 출범기념 ‘제1차 국가미래전략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 에너지 위기 대응 단계를 ‘3단계(경계)’로 격상하고, 차량 5부제를 민간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부총리는 29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국민 협조를 전제로 차량 운행 제한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공공부문에 차량 5부제를 의무 적용하고 있으며 민간에 대해서는 자율 참여를 권고하는 수준이다. 다만 유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민간에도 의무화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는 위기 단계 격상 기준에 대해 “유가가 현재 100~110달러 수준에서 120~130달러까지 상승하는지 여부와 함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 가격은 더욱 오르고 에너지 소비 자체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는 고유가에 따른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병행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 유류세 추가 인하를 검토하고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나프타 부족에 대비해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산업 전반의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급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에너지 수급 안정 차원에서 원전 가동률을 높이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환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약 2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 중이다. 이번 추경은 고유가 대응과 함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물류 및 산업 지원, 공급망 안정 등 4대 분야에 집중될 예정이다. 구 부총리는 “이번 추경은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것으로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행 분석을 인용해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상황에 대해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약 4200억 달러, 대외 순자산은 9000억 달러 수준”이라며 “국민이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 안정 대책으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과 외국인 투자 유입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약 500억~6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보유세 인상 가능성에 대해 “현재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을 뿐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택 공급 확대와 금융 정책이 우선이며 세제 개편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청년 고용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구 부총리는 최근 청년 취업 부진의 원인으로 기업의 경력직 선호와 산업 구조 변화를 지목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4월 중 ‘청년 뉴딜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해당 정책에는 일 경험 확대, 직무 역량 강화 교육, 창업 지원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대미 투자 전략과 관련해서는 첫 프로젝트가 에너지 분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인공지능(AI) 산업과 첨단 산업 육성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한국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핵심 산업 기반이 탄탄하다”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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