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 호소했지만 美현지평가는 냉정…고우석 “빅리그 기회 다시 처음부터”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10경기 정지는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
미국 현지 매체는 고우석의 외부 물질 적발 사건을 단순한 출전 정지로 보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재진입 가능성과 미네소타 트윈스 구단의 신뢰, 40인 로스터 생존까지 흔들 수 있는 악재로 평가했다.
미네소타 지역 매체 ‘트윈스 데일리’는 28일 고우석의 징계를 다룬 기사에서 “미네소타가 최근 영입한 불펜 투수에게 또 다른 차질이 생겼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지난 25일 트리플A 세인트폴 세인츠 데뷔전을 앞두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첫 공도 던지기 전에 심판의 글러브 검사를 받았다. 3루심 조 매카시는 글러브 안쪽에서 이상 물질을 발견한 뒤 다른 심판들과 논의했고, 고우석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글러브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 보내졌다. 이후 고우석에게 1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징계는 지난 26일부터 소급 적용됐다.
‘트윈스 데일리’는 “고우석에게 이보다 더 나쁜 타이밍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우석은 지난 6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미네소타로 이적했다.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4경기에 등판해 4이닝 동안 8피안타 4실점,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미네소타는 고우석의 투구 메커니즘을 다듬고 불펜 자원으로 대기시키기 위해 그를 트리플A로 내려보냈다.
현지 매체는 고우석이 세인트폴에서 몇 차례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면 다시 콜업 후보로 거론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우석은 재기를 위한 첫 등판에서 공 하나를 던지기도 전에 퇴장당했다.
‘트윈스 데일리’는 “빅리그 로스터 경계에 있는 선수에게는 실수할 여유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부 물질과 관련한 징계는 앞으로 고우석이 성적으로 해명해야 할 의문을 남겼다고 분석했다.
구단 신뢰 회복도 과제로 꼽았다. 매체는 미네소타가 고우석을 또 하나의 재기 성공 사례로 만들기를 기대했지만, 이제는 “먼저 구단의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고 짚었다.
메이저리그 재승격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네소타 불펜이 시즌 내내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한 만큼 고우석이 징계 후 다시 기회를 잡을 길은 남아 있다.
그러나 현지 매체는 그 길이 이전보다 훨씬 가팔라졌다고 봤다.
‘트윈스 데일리’는 고우석이 디트로이트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보여준 투구를 되찾는다면 다시 미네소타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악재 이후에는 그 기회를 처음부터 다시 얻어야 한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같은 매체의 주간 결산 기사에서는 한 단계 더 강한 전망이 나왔다.
‘트윈스 데일리’는 고우석을 향해 “빅리그에서 인상적이지 못한 시간을 보낸 뒤 40인 로스터에 얼마나 오래 남을지 지켜보자”고 언급했다. 단순한 징계를 넘어 고우석의 로스터 생존 가능성을 직접 거론한 셈.
고우석은 앞서 메이저리그 데뷔 기회를 잡았지만 4경기에서 홈런 2개를 허용하며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트리플A에서 반등해야 하는 시점에 외부 물질 논란까지 겹쳤다. 현지매체의 두 기사는 공통으로 고우석의 10경기 공백보다 그 이후를 더 무겁게 바라봤다.
반면 고우석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직접 밝혔다. 그는 SNS를 통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스포츠에서 페어플레이가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믿어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마이너리그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며 밑바닥부터 다시 올라올 때도 이러한 신념은 흔들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고우석은 글러브에서 발견된 물질에 대해 땀과 로진이 굳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부터 같은 글러브를 사용했고 이전에는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부분은 손톱으로 강하게 긁어야 떨어질 정도로 굳어 있어 투구에 영향을 줄 수도, 사용할 이유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고우석은 선수노조를 통해 이의를 제기하고 결백을 밝히겠다는 뜻도 전했다.
그러나 현지의 시선은 이미 징계 너머를 향하고 있다. 고우석은 결백을 입증하고 성적과 신뢰, 로스터 자리까지 모두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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