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ESS로 인프라 주도권 선점 승부수
북미 5거점 ESS 생산망 구축…LFP 기반 공급 경쟁력 강화
데이터센터 급증에 ESS ‘필수 인프라’ 부상
인도·인니·브라질…20억 인구 글로벌 사우스 공략 가속
2026년 3월 30일(현지시간) 구광모 ㈜LG 대표(왼쪽)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SI 전문 자회사 버테크에서 ESS 배터리팩에 들어가는 파우치형 배터리셀을 살펴보고 있다./사진=LG
구광모 ㈜LG 대표가 배터리 중심 사업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미국과 브라질을 잇달아 방문하며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에너지’와 신흥 시장 ‘글로벌 사우스’를 축으로 한 미래 성장 전략 현장을 직접 챙겼다.
2일 LG는 구 대표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스템 통합 자회사 버테크를 찾았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현장에서 “어떤 외부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ESS 배터리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고객에게 부가가치가 높은 통합 솔루션 역량을 높여 시장을 선도하는 압도적 지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AI 확산으로 급성장하는 ESS 시장에서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전력 운영·관리까지 아우르는 ‘에너지 인프라 사업자’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ESS 시장은 빠르게 인프라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산업 전동화 확산으로 전력 수요 변동성이 커지면서 ESS는 단순 저장 장치를 넘어 전력 안정성과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설비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ESS 시장은 2030년 약 750GWh 규모로 확대되며 현재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 기준 수백 메가와트(MW) 이상의 전력을 요구하는 만큼, 전력 부하 관리와 안정적 공급을 위한 ESS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배터리 산업의 경쟁 축이 ‘제조’에서 ‘운영·관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는 이에 맞춰 생산과 사업 구조를 동시에 재편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 총 5개의 ESS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기존 전기차(EV) 중심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 중이다. 미시간 홀랜드를 시작으로 랜싱, 테네시·오하이오 합작 공장, 캐나다 온타리오까지 이어지는 생산망은 단순 증설이 아니라 ESS 중심으로의 전략적 축 이동이다.
특히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북미 수요를 직접 흡수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현재 북미에서 ESS 배터리를 현지 생산·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여기에 시스템 통합 역량까지 더하며 차별화를 강화하고 있다. 버테크는 ESS 설계·설치·운영·유지보수를 통합 제공하는 기업으로, LG는 이를 통해 배터리 공급을 넘어 프로젝트 기반 수익과 운영 수익까지 확보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배터리 제조 기업에서 ‘에너지 서비스 사업자’로의 전환이 본격화된 셈이다.
구 대표의 배터리 사업 행보도 단계적으로 진화해왔다. 2022년 배터리 생산 거점 점검을 시작으로 2023년 소재(양극재), 2024년 생산 확대, 2025년 공급망 협력, 2026년 ESS 통합 솔루션으로 이어지며 밸류체인 전반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일정은 시장 전략과도 맞물린다. 구 대표는 미국 방문 이후 브라질로 이동해 LG전자 마나우스 생산법인과 유통망을 점검하며 중남미 사업 전략을 재점검했다. 인도, 인도네시아에 이어 브라질까지 직접 챙기며 약 20억 인구 규모의 ‘글로벌 사우스’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브라질 파라나주에 구축 중인 가전 공장은 올해 7월 가동 예정으로, 관세 장벽을 우회하고 내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 거점이다. 보호무역 환경 속에서 현지 생산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다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ESS 시장에서 LFP 중심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원재료 및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ESS 생산공장 현황./사진=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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