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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광주비엔날레, 시민도 모르는 ‘깜깜이 축제’ 되나

개막이 10일 앞으로 다가온 제16회 광주비엔날레가 ‘붐업’이 되지 않으면서 자칫 ‘깜깜이 축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시민도 모르는 ‘깜깜이 축제’ 되나

광주비엔날레, 시민도 모르는 ‘깜깜이 축제’ 되나

개막 열흘 앞두고 홍보·운영 등 제대로 안돼…30년 역사 쇠퇴 우려

대표이사·예술감독 역할 미흡…대만 명칭·새 전시관 축소 논란도

2026년 08월 25일(화) 20:23

제16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이 1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세계미술축제다운 기획과 홍보, 운영 등 전시 전반에 걸친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전시 주제를 알리는 비엔날레 전시관 전경.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개막이 10일 앞으로 다가온 제16회 광주비엔날레가 ‘붐업’이 되지 않으면서 자칫 ‘깜깜이 축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 30년 역사의 광주비엔날레가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관측과 아울러 이번 제16회 광주비엔날레가 언제 열리는지도 모를 만큼 국제미술축제 면모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15일까지 72일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등을 비롯한 시내 일원에서 열린다.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고대 아폴로의 토르소’에서 차용한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를 주제로 펼쳐진다.

하지만 그동안 지역 대표 문화브랜드로 입지를 다져온 비엔날레가 자칫 재단 중심의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미술축제다운 위상에 걸맞은 기획과 홍보, 운영 등 전시 전반에 걸친 만반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특히 현 대표와 총감독과의 불협화음이 오랜 시간 끌면서 충분한 준비 과정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기존 관례에 따르면, 비엔날레 개막 30일을 앞두고는 감독과 작가들이 광주 신세계 백화점 1층 컬처스퀘어에 홍보관을 마련해 시민들에게 전시 관련 내용을 알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백화점 확장공사가 진행되는 탓에 기존의 전시 소개와 파빌리온 장소가 소개된 패널, 포토부스 코너 등이 마련되지 않아 시민들에게 전시 소식을 입체적으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엔날레측은 백화점 지하에 설치된 미디어파사드와 SNS를 통해 홍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지만 ‘축제의 장’에 시민들을 초청하는 방식의 관점에서 다소 소홀하지 않는가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윤범모 대표이사, 호추니엔 예술감독이 성공적인 비엔날레를 위해 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문화계 일각의 부정적인 시각이 상존한다.

비엔날레가 끝나고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예술감독, 대표이사, 전시부장은 언젠가는 떠나게 되는데 그 후과(後果)는 오롯이 광주비엔날레와 시가 감당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경우 대표 등이 개막 1∼2개월 전부터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붐업’을 위한 노력 등을 해왔지만, 이번 대회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문화계 인사 A씨는 “작가 겸 기획자인 호추니엔 감독이 선임 이후 어떤 구체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일반 작가들이나 시민들은 잘 모른다”며 “최소한 개막 몇 개월 전부터는 광주에 상주하면서 홍보도 하고 전시 붐업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만약 비엔날레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광주에서 몇 달 동안 방을 얻어놓고 홍보는 물론 외부 손님도 맞고 전시 준비를 해야 한다”며 “광주에 머무는 시간이 적으면 공간 파악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공간이 완벽하게 파악이 안 되면 전시 주제와 작품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A씨는 윤 대표이사에 대한 아쉬운 부분도 지적했다. 특히 최근에 불거진 ‘대만 파빌리온’ 명칭 표기와 관련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4년 제20회 광주비엔날레 당시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 전시 관련 사퇴의사를 표명했던 윤범모 큐레이터처럼 이번에도 책임을 지는 게 맞지 않느냐”며 “이 문제가 봉합이 된다 해도 인권과 평화의 광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비엔날레재단은 “25일 국립대만미술관 명칭을 표기하기로 행정절차를 밟기로 했다. 대만미술관에서 대만 문화부로 요청을 했고 대만문화부에서 비엔날레에 공문을 발송해 내부 결제를 진행 중”이라며 “결정이 되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측에 공문을 보내 작품 설치를 재개하게 해달라고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문화예술계 일각에서는 윤 대표이사 취임 이후 발생한 논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전남광주시의 비엔날레 새 전시관의 축소 방침에 대한 재단의 무대응에 대해서도 시선이 곱지 않다. 당초 현 비엔날레 전시관 주차장 일대에 연면적 3만2276㎡ 규모의 신관을 건립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연면적이 38% 축소되고 지하주차장이 지상화되고, ‘빛의 테크’도 폐지된다.

문화계 인사 B씨는 “세계적인 내로라하는 미술관, 전시관은 규모나 외양 면에서 방문객의 시선을 잡아 끈다”며 “아무리 시 산하기관이라 해도 미술계의 염원이 투영되고, 광주 브랜드로서의 새 비엔날레 신축관이 30%넘게 축소되는 데도 시에 대해 제대로 항의도 못하는 것은 재단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의심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엔날레 창설 30년 역사상 예술 감독(오는 2028년 제 17회)을 공모로 전환하는 데 있어 시민 대상 공청회 등을 열지 않고 결정한 것을 두고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표면적으로는 공정성과 기회균등이라는 민주적 명분을 내세우지만 문화예술계 안팎에서는 예술적 수월성의 퇴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예술의 본질은 행정적 편의가 아니라 치열한 전문성과 미학적 통찰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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