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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곽상규 대가대 의대 교수 “의료데이터, 맞춤 치료 이끄는 핵심 자원”

의료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의료데이터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과거 진료기록 보관에 머물렀던 의료정보는 이제 질병을 예측하고 치료 효과를 검증하며 새로운 의료기술을 개발하는 핵심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곽상규 대가대 의대 교수 “의료데이터, 맞춤 치료 이끄는 핵심 자원”

곽상규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학통계학교실 교수.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의료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의료데이터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과거 진료기록 보관에 머물렀던 의료정보는 이제 질병을 예측하고 치료 효과를 검증하며 새로운 의료기술을 개발하는 핵심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곽상규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학통계학교실 교수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연구자 중 한 명이다. 의학통계학을 기반으로 의료 빅데이터 분석과 공통데이터모델(CDM) 기반 다기관 연구, 의료 AI 예측모델 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심정지 발생 위험도 예측 시스템' 특허를 등록하는 등 다수 데이터 기반 의료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곽 교수를 만나 의료데이터가 의료현장과 의료산업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AI 시대 의학통계학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최근 의료계에서 의료데이터의 중요성이 크게 커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무엇입니까.

△과거에는 환자를 평가할 때 키와 몸무게, 혈액검사 정도가 주요 정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영상검사와 유전체 검사 등 환자 한 사람을 설명할 수 있는 정보가 훨씬 많아졌습니다. 의료데이터가 늘어났다는 것은 단순히 환자 수가 많아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환자 한 명을 설명하는 데이터의 종류가 크게 증가했다는 뜻입니다.

특히 전자의무기록(EMR)이 보편화되면서 의료정보가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축적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종이차트를 직접 찾아야 했지만 지금은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가 왜 아픈지, 어떤 치료가 효과적인지 더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습니다.

의료데이터 가치

전자의무기록 보편화로 DB 축적

CDM 기반 다기관 연구 활성화

병원 간 데이터 표준화·연계 가능

다양한 임상 변수 통합분석 강점

질병 예측·치료 효과 검증 활용

AI·디지털 헬스케어 핵심 부상

-공통데이터모델(CDM)은 무엇이며, 어떤 장점이 있습니까.

△CDM은 병원마다 서로 다른 의료데이터를 표준화된 형태로 변환한 공통 데이터 플랫폼입니다. 병원마다 전자의무기록 체계와 데이터 구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는 공동 연구가 어렵습니다.

CDM은 이러한 데이터를 동일한 형식으로 변환해 여러 병원이 같은 분석 코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환자 데이터 자체를 공유하지 않고 각 병원이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만 모아 연구하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대규모 다기관 연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수술 후 폐렴 발생 변화 연구와 노인 수술 환자의 항혈소판제 사용 연구도 모두 CDM 기반으로 진행됐습니다. 한 병원만으로는 연구 대상자가 제한될 수 있지만 여러 병원이 참여하면 수십만 명 규모의 연구도 가능합니다. 연구 대상자 수가 늘어나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임상 변수들을 함께 분석할 수 있어 실제 의료현장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치료 효과를 보다 현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특허 등록된 ‘심정지 발생 위험도 예측 시스템’은 어떤 계기로 개발하게 됐으며,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요.

△병원에서는 입원환자의 상태 악화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NEWS score와 DEWS score 같은 조기경고점수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혈압과 맥박, 호흡수, 산소포화도, 의식 상태 등 활력징후를 바탕으로 위험도를 계산하고, 점수가 높으면 신속대응팀이 개입해 심정지나 중환자실 전실로 이어지기 전에 조치를 취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기존 점수체계가 항상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점수상으로는 위험하다고 나왔지만 실제로는 안정적인 환자가 있었고, 반대로 점수가 높지 않았는데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환자도 있었습니다.

이에 우리 병원은 약 10년치 데이터를 분석해 심정지 발생과 관련된 요인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 NEWS·DEWS score의 한계를 보완한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기존 조기경고점수보다 위험 환자를 보다 정확하게 선별하고 심정지 발생 가능성을 조기에 탐지할 수 있게 설계됐으며 특허 출원을 거쳐 최근 등록까지 완료했습니다.

현재 병원에서는 기존 NEWS score와 함께 해당 예측 점수를 제시해 신속대응팀이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환자 상태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고, 앞으로 신속대응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는 보조 도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의료 인공지능(AI)이 확산되는 가운데 의학통계학자의 역할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보십니까.

△의학통계학은 의과대학의 기초의학 분야 중 하나지만 전국 의과대학 가운데 관련 교실을 운영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다만 의료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의학통계학교실뿐 아니라 의료정보학교실 형태로도 역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임상연구센터와 연구지원조직 등 데이터 분석과 연구를 지원하는 조직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통계분석 자체는 과거보다 훨씬 쉽게 수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의료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와 윤리 문제 때문에 무분별하게 활용할 수 없고, AI가 제시한 결과 역시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타당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앞으로 의학통계학자의 역할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도출한 결과를 검증하고 해석하며, 실제 임상현장에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으로 봅니다. AI가 분석을 도와주는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결과의 신뢰성과 과학적 근거를 확인하는 전문가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의학통계학자 역할

통계 분석 쉬워졌지만 검증 필요

데이터 해석·근거 확인 역할 확대

지역병원 공동 연구로 경쟁력 확보

심정지 발생 위험 예측 시스템 개발

다양한 임상 예측 기술 연구 확대

치료 돕는 의료기술 개발 목표

-지역 대학병원이 의료데이터 연구 분야에서 갖는 강점과 가능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서울 대형병원들은 환자 규모와 검사 장비, 데이터 양 측면에서 분명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지역 대학병원은 개별 기관만 놓고 보면 데이터 규모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의료데이터 연구는 반드시 한 기관이 모든 것을 해결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지역 병원들이 협력해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공동 연구 체계를 구축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통데이터모델(CDM) 기반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도 서로 다른 기관의 데이터를 연결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구는 메디시티 사업 등을 통해 병원과 대학, 연구기관 간 협력 기반을 구축해 왔습니다. 앞으로 의료 AI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지역 의료기관들이 공동 연구 플랫폼을 만들고 데이터를 연계한다면 서울과는 다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집중하고 싶은 연구 분야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병원에서는 진단과 처방, 수술 기록 등 수많은 데이터가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의료데이터는 환자의 상태, 건강보험 청구 기준, 적정성 평가, 의료진의 임상적 판단 과정 등이 함께 반영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데이터 자체의 한계를 이해하는 부분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전 세계 의료는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과 합병증을 미리 예측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환자 진료기록과 검사 결과, 의료영상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도 의료기기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심정지 위험 예측 시스템처럼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수술 후 수혈 가능성이나 합병증 발생 위험, 투석 환자의 동정맥루 폐색 위험 등 다양한 임상 상황을 예측하는 기술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봅니다.

연구자가 예측 알고리즘과 기술을 개발하면 기업은 이를 의료기기나 소프트웨어 제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의료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얼마나 많이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데이터를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돕고 환자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키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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