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재명 대통령이 HD현대의 제조 로봇 시연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 세수로, 국민 모두를 학습해 성장한 AI 기술의 과실은 누구에게 향해야 하는가“
지난 12일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이 개인 SNS에서 ”AI산업의 구조적 호황 속 역대급 초과 세수가 발생할 시 이를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고민할 시기“라며 초과 세수의 국민 환원을 위한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해 화제에 올랐다.
김 실장은 해당 게시글에서 ”초과 세수를 어떻게 제도화할지에 대한 여러 참고 모델이 있다“며 노르웨이 등지의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적 모델을 예시로 들었다.
노르웨이는 1967년 석유 산업으로 얻은 초과 세수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산업, 복지 증진을 위해 투자한 바 있으며, 현재 전 세계 기업 지분 총액의 1.4% 수준을 소유하고 있다.
김 실장은 해당 SNS 게시글에서 ”초과 세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그저 생각에 불과한 제안“이라며 AI 빅테크에 대한 추가 과세와 선을 그었으나 일부 언론과 정치권은 김 정책실장의 발언을 ”AI 기업에 대한 추가 세금 부과 시사“라는 명목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비판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정권이 공산당 본색을 드러냈다. 이제 공산주의 배급경제가 시작된다“며 해당 사안을 언급했고, 송언석 원내대표는 외신 블룸버그의 기사를 인용하며 ”대한민국이 사회주의 공화국인가, 공산주의인가“라며 원색적인 비난에 나섰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 또한 13일 ”(김 실장은) AI기업에 대한 횡재세 도입에 대한 주장이 아닌 초과 세수에 대한 국민배당 논의를 언급한 것“이라며 ”해당 주장들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미국 · 유럽(EU)
도 기업의 초과 이익 공공 재원으로 활용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일부 언론은 국민배당제도를 ”공산주의적 배급제“라고 공격했지만, 실상은 자유주의,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운용되고 있다.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시기 반도체, AI산업진흥을 위해 제정된 반도체와 과학법(이하 칩스법)이 바로 그것이다. 해당 법조항을 살펴보면 국민들의 세금으로 세제혜택을 받고 있는 수혜 기업들에 대해 일정한 사회, 생태적 책무를 이행할 것을 규정하고 1억 5천만달러 이상을 지원받는 경우 재무모델 예측을 넘는 초과수익의 최대 75%를 공공에 환원하도록 지정했다.
기업 단위의 국민배당제도 주장도 존재한다. 오픈 AI의 CEO인 샘 올트먼 역시 AI 생산성 향상으로 창출된 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투자된 공공 인프라를 기반으로 나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모든 성인들에게 초과 이윤을 분배할 수 있는 ‘아메리칸 에쿼티 펀드(American Equity Fund)’를 제안하기도 했다.
유럽 연합 또한 소위 디지털세와 AI특별세 등을 도입하며 AI빅테크 기업의 초과 이익을 공공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초과 이익에 대한 과세를 상정하고 AI 관련법을 입안한 미국, 유럽등 대다수 서방국가의 사례보다, 오히려 추가 과세 없이 초과 세수를 이용한 국민배당제를 주장한 김용범 정책실장과 이재명 대통령 청와대의 입장이 온건한 상황이다.
김상현 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는 <녹색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반도체, AI대기업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대규모의 세제 혜택과 인프라 지원을 받아 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이윤 창출은 공적 자원의 활용에 기반 한 것“이며 ”미국에서도 이미 칩스법을 제정하던 당시 초과 이윤을 사회와 공유한다는 논의가 현실화되었는데 이것을 가지고 ‘공산당이다, 공산주의다’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오히려 반도체 특별법(K칩스) 제정 당시 이러한 논의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공적 자원에 의존해 발생한 초과 이윤까지 사기업이 모두 독점해야된다는 논리는 당연한 것이 아니다"라며 "반도체, AI산업에 대한 현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은 공적 자원을 사적으로 전유하도록 허용하고 필수적인 노동.환경 규제를 완화해 인권·복지·돌봄·의료·교육·환경·안전 등 사회생태적 공공성의 물적·제도적 기반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방치하면서 국민배당금 얘기가 나오는 것이나 이를 공격하는 것 모두 생뚱맞다고 볼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