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23일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과 학식을 먹으며 소통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의원이 대구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뒤 퇴장하며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대구·경북(TK) 행정통합과 통합 신공항 건설이라는 굵직한 공약을 잇달아 내놓으며 정책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천 갈등의 후폭풍이 채 가시지 않은 채 경선을 이어가고 있어, 정책 대결보다 내부 혼란 수습이 먼저인 형국이다.
김 예비후보는 23일 오전 선거사무소에서 두 번째 공약 발표회를 열고 TK 행정통합 완성과 통합 신공항 조기 건설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TK공동 통합추진위원회' 출범을 통해 시·도민을 대상으로 한 충분한 설명과 주민투표를 거치고, 통합특별법 국회 통과를 추진해 2028년 총선에서 통합단체장을 선출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행정통합이 실현될 경우 4년간 최대 20조 원의 재정 혜택은 물론 공공기관 이전, 기업 유치, 지역인재 우선 채용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총사업비 15조 원 규모의 통합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서는 "당과 협의를 이미 마쳤다"며 공공자금관리기금 5000억 원과 정부 특별지원 5000억 원을 합산한 1조 원을 우선 확보해 설계·부지 매입·주민 지원까지 이전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공항이 들어서는 군위 일대는 경제자유구역으로 개발해 항공정비(MRO) 산업, 첨단 물류, 방위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하고, 기존 공항 부지 약 660만㎡에는 첨단산업과 청년창업이 어우러진 '미래산업 디지털전환 밸리'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앞서 김 예비후보는 지난 20일에는 대구를 '남부 지역의 판교'로 만들고 양자 산업 및 AI 로봇 수도로 조성하는 내용의 1호 공약 '대구 산업 대전환'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오후에는 경북대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학식을 먹으며 취업 걱정, 등록금 부담 등 청년 현안을 직접 청취하고, 장애인단체·공인중개사협회·법인택시업계 관계자들과도 잇달아 면담을 이어갔다.
반면 국민의힘 사뭇 다른 분위기다. 오는 26일 최종 후보 결정을 앞두고 추경호·유영하 두 의원이 본경선 투표와 여론조사를 앞두며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지만, 한 달 넘게 이어진 경선 과정에서 시민 관심도는 갈수록 떨어지는 분위기다.
공천 갈등의 상징이었던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법원이 컷오프(공천 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항고를 기각한 데 대해 "법원이 비겁하게 물러섰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제 문제가 앞에 서는 순간 공천의 잘못과 본선 위기라는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며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주 의원은 또 "여론조사 1, 2위를 잘라내고 나니 대구를 버리고 경기도 양평 전원주택에서 노후를 보낸다던 김부겸 후보까지 '이 정도면 해볼 만하겠다'고 뛰어들게 만든 것 아니겠느냐"며 이번 컷오프가 결과적으로 민주당에게 빌미를 줬다고 질타했다.
컷오프 이후에도 독자 행보를 고수해온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이날 서울에서 방송 출연 일정을 잇달아 소화하는 등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 보수 표심 분열 우려는 쉬이 가시지 않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의 전체적인 구도를 보면, 김 예비후보는 행정통합·신공항·산업전환 등 대형 의제를 잇달아 꺼내며 의제를 선점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경선 관리와 내부 수습에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정책 대결보다 공천 잡음이 뉴스를 채우는 동안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6·3 지방선거까지 40일 남짓 남은 가운데 국민의힘이 후보 확정 이후 공약 경쟁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대구시장 선거 판세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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