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공공기관 2차 이전 뒷걸음질…수도권 반발에 밀리는 정부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가 뒤로 밀리면서 정책 추진 의지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당초 이달 말 이전 계획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부는 공론화 절차를 이유로 발표 시점을 오는 10-11월로 늦췄다.

공공기관 2차 이전 뒷걸음질…수도권 반발에 밀리는 정부

국토부 "10-11월 공론화·350곳 전부는 어려워"…원칙 후퇴

금융권 노조 집단행동·총파업 예고…수도권 존치 요구 확산

충청권 유치 전략 차질 우려…"지역주도 성장 위한 배치 기준 시급"

3줄요약

공공기관 2차 이전 연기 및 축소 우려

수도권 기관의 거센 반발과 집단행동

흔들림 없는 이전 원칙과 기준 마련 요구

인공지능(AI) 활용 제작 이미지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가 뒤로 밀리면서 정책 추진 의지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당초 이달 말 이전 계획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부는 공론화 절차를 이유로 발표 시점을 오는 10-11월로 늦췄다. 검토 대상 350곳을 모두 지방으로 옮기기는 어렵다는 입장까지 나오면서 수도권 기관의 반발에 밀려 정부가 스스로 이전 원칙을 허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는 25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종적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공공기관 이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김윤덕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공공기관 2차 이전은 현재 준비하는 과정으로 공론화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10-11월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전 검토 대상은 350곳 안팎이지만 여러 이유 때문에 전부가 지방으로 가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강조해 온 수도권 잔류 최소화 기조와 온도 차가 있다.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장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울에 남는 것은 제로에 도전하라는 게 이재명 대통령의 첫 번째 지시"라며 "가능한 모든 기관이 다 내려가는 것으로 하고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겠지만 잔류 제로화가 핵심적인 원칙"이라고 밝혔다.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관련 기관을 집적하고 수도권 존치는 예외적으로만 허용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불과 열흘 만에 발표 시점이 늦춰지고 '전부 이전은 어렵다'는 입장이 나오면서 정부가 수도권의 반발을 의식해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실제 금융권을 중심으로 비수도권 이전 반대가 조직적인 집단행동으로 번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노조는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고 금융노조는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의 비수도권행을 강행하면 내달 총파업에 나설 태세다. 농협중앙회와 서민금융진흥원, 교직원공제회 노조도 여기에 동조하며 정부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기관별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공론화 과정이 길어지면 수도권 잔류를 주장하는 기관들의 공동 대응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문재인정부와 윤석열정부에서도 시기를 확정하지 못한 채 미뤄진 만큼 이번에도 이해관계 조정이 장기화할 경우 일정과 대상 기관 선정이 함께 늦어져 비수도권의 '희망 고문'만 반복하며 또다시 공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충청권 4개 시·도는 지역별 산업과 기능에 맞춰 공공기관 유치 전략을 마련한 상태다. 대전시는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연계한 과학기술·지식재산·철도 분야, 충남도는 탄소중립·에너지·환경·농생명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두 지역 모두 2020년 혁신도시로 지정된 이후 수도권 공공기관을 한 곳도 배정받지 못했다.

세종시는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중앙행정기관과 연계한 기능 확충을 추진하고 있으며 충북도는 기존 혁신도시와 바이오·정보통신 등 전략산업을 결합한 추가 유치를 준비 중이다. 정부가 집단행동에 밀려 이전 규모를 줄이거나 예외를 폭넓게 인정하면 충청권 전체의 유치 전략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전문가는 정부가 수도권에 남을 수 있는 요건을 명확히 설정하고 지역별 산업 기반과 기존 이전 실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배치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수도권 기관의 반발에 밀려 이전 원칙이 흔들리면 지역주도 성장으로 국가 발전의 축을 전환할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반발에는 수도권 중심의 기존 기득권을 내려놓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작용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흔들림 없는 원칙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며 "2차 이전은 기관을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산업·기업 유치와 인재 육성, 정주 여건 개선을 함께 추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