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이 다음달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대상 안건 설명자료의 진위를 둘러싼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영풍과 MBK가 잇따라 고려아연의 설명자료에 허위·왜곡된 내용이 담겼다며 삭제를 요구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고려아연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사실과 다른지 객관적인 근거부터 공개하라며 맞섰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지난 21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박기덕 대표에게 공문을 보내 홈페이지에 게시된 임시주총 안건 설명자료 가운데 사실과 다른 내용을 삭제하고 재발 방지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자사의 경영 상황을 설명하면서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제외하거나 일부 내용을 선택적으로 반영해 실제와 다르게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고려아연이 영풍의 주주환원 실적을 제시하면서 주식배당을 제외하고 현금배당만 반영해 주주환원이 크게 축소된 것처럼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환경 분야 투자와 안전사고, MBK·영풍 간 경영협력계약 등에 관한 설명에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게 영풍 측 주장이다.
영풍은 해당 자료가 삭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결권 행사·위임 권유가 계속될 경우 민·형사상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하루 앞서 MBK도 같은 설명자료를 문제 삼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MBK는 한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의 식용유 공급가격 조정 사례와 관련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가격 상승과 이후 가격 정상화 과정은 제외한 채 가맹점주와의 갈등만 부각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이 MBK 투자기업 사례로 제시한 한 보험사는 실제 MBK 투자기업이 아니라는 주장도 내놨다.
이에 고려아연은 설명자료가 당국의 공개자료와 기업 공시, 언론보도, 영풍이 직접 공개한 자료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며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하는 부분이 있다면 해당 문구와 이에 대한 객관적인 반박 근거를 제시하면 된다"며 "무엇이 허위인지 주주와 시장에 구체적으로 밝히고 공개적인 검증을 받기보다 법적 대응부터 앞세우는 것은 정상적인 반론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공방은 오는 9월 9일 예정된 임시주총을 앞두고 한층 거세지는 모습이다.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집중투표를 통한 독립이사 4명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 선임 등이 처리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추진했던 분리선출 감사위원 추가 선임이 무산되면서 이번 임시주총에서 관련 안건을 다시 상정했다.
특히 감사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선임에는 최대주주 등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3% 룰이 적용돼 전체 지분율만으로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다.
반면 독립이사 4명은 집중투표 방식으로 선임되는 등 안건별 투표방식도 달라 일반주주와 기관투자자의 표심이 변수로 꼽힌다.
임시주총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영권과 지배구조를 둘러싼 양측의 주주 설득전도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김경민기자 us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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