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정당화 통과의례 비판 직면
확정된 ‘절대 선’으로 규정하고
반대 의견은 ‘기득권 저항’ 치부
오만은 버리고 시장과 타협해야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도한 ‘부동산 대토론회’는 겉으로는 시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대중과 소통하겠다는 형식을 취했으나, 본질적으로는 정부가 미리 설정해 둔 ‘보유세 강화’라는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통과의례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대토론회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민주적 절차였다고 자평할지 모른다. 실제로 토론회 직후 썸트렌드(SomeTrend) 빅데이터 분석(2026년 7월23~26일)에 따르면 ‘부동산대토론’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가장 크게 부각된 어휘는 ‘공감하다’였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부동산 안정을 부르짖는 모습이 일견 지지층에게 신뢰를 주거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로 ‘눈에 띄다’라고 평가받았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대중의 감성은 결코 단면적이지 않다. 겉으로 드러난 일부 긍정적 수사 이면에는 현 정권의 일방 독주식 정책 기조에 대한 강한 불안감과 거부감이 짙게 깔려 있다.
연관어 분석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시장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얼음장처럼 차갑다. 토론회라는 형식을 빌렸음에도 국민 대다수는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으며, 현 정부의 정책적 접근이 결국 시장을 ‘제한되다’의 굴레에 가두어 버릴 것이라 예견하고 있다.
특히 과도한 규제와 징벌적 세제가 초래할 파국에 대해 국민들은 ‘손해’와 ‘피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또다시 ‘실패하다’의 결말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선이 팽배하다.
이번 대토론회에서 가장 심각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은 정책의 향방이 다원적인 논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보유세 강화’라는 단 하나의 마침표를 찍어둔 채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보유세’ 관련 연관어를 살펴보면 이 현상이 얼마나 기획된 흐름인지 명백히 드러난다. 대중의 관심과 담론은 온통 보유세를 ‘강화하다’라는 명제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정부가 토론회를 통해 유연한 정책적 대안을 모색한 것이 아니라, 밀어붙이고자 하는 세제 개편안의 당위성을 홍보하고 주입하는 장으로 토론회를 소모했음을 증명한다.
부동산 세제는 국민의 재산권과 직결되며 거시경제 전반에 막대한 나비효과를 불러오는 민감한 영역이다. 따라서 세제 개편에는 깊이 있는 시뮬레이션과 각계각층의 정교한 이해관계 조율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 정권은 보유세 강화를 확정된 ‘절대 선(善)’으로 규정하고, 반대 의견을 기득권의 저항으로 치부하고 있다. 정부가 외면하고 있는 가장 큰 진실은 시장이 보내오는 격렬한 거부 신호다. 빅데이터 분석에서 ‘보유세’와 결합된 파괴적인 단어들은 현 상황을 생생하게 대변한다. 조세 급증에 대한 국민적 ‘부담’과 경제적 체력이 버텨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
세 부담의 급격한 인상이 초래할 가계 경제의 ‘충격’과 그로 인해 분출될 조세 ‘저항’은 단순한 경고 수준을 넘어섰다. 심지어 부동산 커뮤니티와 SNS상에서는 세금 인상이 초래할 전월세 가격의 고조 현상을 두고 ‘폭동’이라는 과격한 언사까지 서슴지 않고 등장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군사작전 하듯 밀어붙이는 보유세 강화가 초래할 경제적 ‘부작용’과 사회적 ‘논란’이 이미 국민의 삶을 잠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보유세의 급격한 인상은 집을 가진 이들에게만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세금은 언제나 약자에게 전가된다. ‘고가’ 주택 소유자나 다주택자들은 자신들에게 부과된 과도한 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전세금을 올리거나 월세로 전환하여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고스란히 떠넘기기 마련이다.
빅데이터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고 공급 계획은 없이 보유세 강화만 계속된다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역시 그 결과는 참담한 오판(誤判)의 기록일 것이다. 지금은 오만을 버리고 시장과의 진정한 타협을 모색해야 할 때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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