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용품 지원 시기 앞당기고
파크골프장 이용료 적용 늦춰
여야 의원 발의 서로 양보 의혹
변경 과정·판단 근거 공개 지적
경산시의회 전경.
경산시의회가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은 5년 앞당기고 파크골프장 이용료 적용은 2년 7개월 늦추는 조례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조례 빅딜’ 의혹이 제기됐다. 서로 다른 목적의 두 조례 시행 시기가 크게 조정된 만큼 변경 근거와 정치적 협의 여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의회는 지난달 27일 제27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경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조례 개정안과 최경목 의원이 대표발의한 파크골프장·야구장 관리·운영 조례 개정안을 의결했다.
생리용품 지원은 당초 2035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2030년 1월 1일로 앞당겨졌다. 반면 파크골프장 이용료는 당초 2025년 10월부터 적용하기로 했으나 2028년 5월 1일로 늦춰졌다.
여성청소년 지원 조례는 지난해 12월 제정 당시 시행 준비기간을 이유로 시행일을 2035년으로 정했다. 당시 이경원 의원이 2029년으로 앞당기는 수정안을 냈지만 재석 의원 14명 가운데 찬성 5명, 반대 8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행일이 2030년으로 변경됐다.
지원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과거 필요하다고 판단한 준비기간을 왜 단축할 수 있게 됐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지원 대상과 예산 확보 방안, 행정 준비 상황 등 구체적인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크골프장 이용료 적용을 늦춘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 개정안은 에코토피아 파크골프장 조성에 따른 이용료와 이용 기준 정비, 연회원 기간 및 중도 가입자의 요금 산정기준 명확화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설명만으로 이용료 적용을 2028년까지 미뤄야 하는 이유가 충분히 드러나지는 않는다. 이용료 수입과 시설 유지관리비 등 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따져야 한다.
지역사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각자 발의한 조례의 시행 시기를 서로 양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시행일 변경만으로 정치적 거래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두 조례의 변경 과정과 판단 근거를 공개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별도 협의가 있었는지, 시행일 변경 근거는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며 “의회가 침묵할수록 ‘조례 빅딜’ 의혹만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산 주민 A씨도 “시행일을 바꾼 기준과 예산 부담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의원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시행일을 주고받았다면 시민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례는 의원이나 정당끼리 성과를 주고받는 수단이 아니다. 경산시의회는 시행일 변경 사유와 관련 심사 자료를 공개하고 별도 협의 여부를 밝혀야 한다. ‘민생 입법’이라는 성과만 내세운 채 근거를 설명하지 않는다면 조례 개정은 성과가 아니라 의혹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김주오기자 k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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