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5년 새 3조원 감소…부동산 경기 침체에 세수 기반 흔들
의무지출 비중 커지며 재정 운용 자율성 축소
42조원 예산에도 자체사업 재원은 10.5%…채무 상환 부담까지
경기도청 전경.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가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게 된 배경과 재정 운용의 구조적 문제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지방세 수입 감소와 복지·법정경비 등 고정 지출 확대가 맞물리면서 예산 규모와 달리 실제 정책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도는 30일 경기연구원과 공동으로 기획한 ‘경기 재정이슈 브리프’ 창간호를 공개했다. 도는 도민에게 재정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재정위기 극복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해당 보고서를 총 4차례에 걸쳐 발간할 계획이다.
첫 번째 보고서는 ‘경기도는 왜 재정 비상을 선언했나’를 주제로 지난 8월 5일 재정 비상 상황을 선포하기까지의 경과와 재정 악화 요인을 짚었다.
보고서는 도 재정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세입 기반 약화와 경직성 지출 확대를 꼽았다.
우선 부동산 거래에 크게 의존하는 지방세 구조가 세수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도세 세입 결산액은 2021년 16조7987억원에서 2023년 14조6418억원까지 감소했다. 2025년에는 15조3615억원으로 일부 회복했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1조4372억원(8.6%) 적은 수준이다.
특히 취득세 수입 감소가 두드러졌다. 2021년 10조9301억원이던 취득세는 2025년 7조8473억원으로 3조828억원(28.2%) 줄었다. 같은 기간 취득세를 제외한 나머지 도세 수입은 5조8686억원에서 7조5142억원으로 늘었지만, 취득세 감소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세에서 취득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65.1%에서 2025년 51.1%로 낮아졌다.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 세수 역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인 데다, 이를 보완할 소득 기반 과세 등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제시됐다.
세출 측면에서는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지출이 꾸준히 늘면서 재정 운용의 여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상적 지출이 경상일반재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경상수지비율은 2021년 77.91%에서 2024년 86.09%까지 상승했다. 이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등 중앙정부 정책에 따른 복지사업 분담금이 늘어나는 데다 도로와 공공시설 등의 유지·관리 비용도 누적되면서 재정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 기준 경기도 전체 예산은 약 42조2000억원이지만, 일반회계 세출 가운데 국고보조사업이 55.5%, 법정경비가 21.9%를 차지한다. 도가 자체적으로 기획하는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10.5%에 그쳤다.
재정 여건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채무와 기금 차입금 상환 부담이다. 보고서는 도가 갚아야 할 지방채 1조9117억원과 기금 차입금 5조1298억원을 합산하면 상환 규모가 약 7조415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단기적인 예산 조정만으로는 재정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세입 기반 확충과 지출 구조 개편을 병행하고, 중장기적인 재정 운용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는 후속 보고서를 통해 세입·세출 구조를 추가로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재정 확보 및 위기 극복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자료는 경기도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재정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도민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재정위기 극복의 출발점”이라며 “이번 보고서를 통해 도민께서 도의 재정 상황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한 공감대가 널리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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