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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계현 "韓 기술패권 골든타임 5년…국가도 기업처럼 경영해야"

그는 “패키징(후공정)과 서브스트레이트 등 딥테크 기반 제조 영역은 한국이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미국이든 중국이든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될 수 있는 영역을 선점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경계현 "韓 기술패권 골든타임 5년…국가도 기업처럼 경영해야"

“반도체, 메모리 넘어 패키징 선점해야”

“美·中 공급망 따로 설계할 복잡한 시대”

여한구 “기술이 통상·안보 좌우하는 자산”

경계현 삼성전자 상근고문이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의 향후 5년이 산업 경쟁력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처별로 흩어진 정책 대응을 넘어 국가 차원의 목표·조직·평가 체계를 갖춘 ‘경영형 산업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 고문은 1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제285회 NAEK포럼에서 “앞으로 5년이 매우 중요하다”며 “국가도 경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연구개발(R&D)과 산업정책에서 목표를 세우고 조직과 평가·보상 체계를 갖춰 움직이는데, 우리는 상대적으로 일관성이 떨어지고 부처 간 사일로도 많다”고 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상근고문. [사진=권서아 기자]

경 고문은 기술패권 시대에 정부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파편화되지 않고 한목소리로 가려면 산학연과 정부가 함께 움직이는 경영 체계가 필요하다”며 “예산권과 인사권을 갖고 정부 부처를 아우를 수 있는 책임경영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전략에 대해서는 메모리 중심 경쟁력에 안주해선 안 된다고 봤다. 경 고문은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압도적인 1등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비중은 낮고, 설비·소재 국산화율도 높다고 보기 어렵다”며 “앞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은 단순 메모리가 아니라 패키징된 메모리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패키징(후공정)과 서브스트레이트 등 딥테크 기반 제조 영역은 한국이 잘할 수 있는 분야”라며 “미국이든 중국이든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될 수 있는 영역을 선점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나 2나노 같은 첨단 분야는 당분간 미국 중심으로 갈 가능성이 크지만, 중국도 여전히 우리의 큰 고객”이라며 “미국 중심 공급망과 중국 중심 공급망을 다르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축사에서 “기술은 더 이상 국제통상과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국가안보와 통상 질서를 좌우하는 핵심 전략자산”이라며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 경쟁은 개별 기업 경쟁을 넘어 기술패권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권서아 기자]

그는 “핵심 기술 유출 방지와 수출통제 조치를 정교화하고, 우리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겪는 기술 규제와 비관세 장벽도 통상 측면에서 적극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WTO 중심 통상질서가 한계에 부딪혔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움직임은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20년간 쌓여온 구조적 문제의 표출”이라며 “반도체, AI, 자동차, 철강 같은 핵심 기술 분야에는 기존 WTO와 다른 별도 규범이 적용되는 병존 체제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화 현대자동차 고문은 자동차 산업의 권역별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고문은 “한국은 국내 시장이 작아 세계 각 지역에 별도 대응하지 않으면 물건을 팔 수 없다”며 “자율주행도 미국과 중국, 한국의 기술을 모두 대응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져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종원 전 산업통상부 통상차관보는 “미·중 갈등은 트럼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이어진 구조적 흐름”이라며 “보조금을 WTO 위반으로만 보던 시대는 지났다. 산업정책의 ‘보이는 손’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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