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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건전성 유지에 11조 더 필요한데… 딜레마 빠진 4대 은행

4대 시중은행이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국제 금융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1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전성 유지를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와 포용적 금융 기조 속에 위험성 관리가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전성 유지에 11조 더 필요한데… 딜레마 빠진 4대 은행

국제 기준 ‘바젤Ⅲ’ 충족 과제

1년 전보다 4400억 비용 증가

정부 포용금융 정책 부담 작용

늘어난 기업대출도 걸림돌 분석

4대 시중은행이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국제 금융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1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전성 유지를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와 포용적 금융 기조 속에 위험성 관리가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2028년까지 위험가중자산(RWA) 최저치를 72.5%로 올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의 바젤Ⅲ 기준에 맞춰 현 수준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유지하려면 약 11조3000억원의 추가 자본이 필요하다. 이는 1년 전(약10조8600억원)보다 44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NH농협은행은 비상장 특수은행으로 분기 보고서 공시 대상에서 제외돼 비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 은행들은 이 규제에 따라 현행 60%인 내부등급법(은행 자체 방법론)상 위험가중자산 최저치를 △2026년 65% △2027년 70% △2028년 72.5%로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보통주자본 비율은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서 구한다. 위험가중자산은 대출금에 위험도를 곱해서 계산하는데, 기업·신용대출 등 위험한 대출이 늘어날수록 커진다. 바젤Ⅲ 규제가 강화된다는 것은 은행이 자체 모델로 대출 위험도를 아무리 낮게 산출해도 규제 당국 기준의 최소한(72.5%) 밑으로는 낮출 수 없도록 강제하는 조치다. 이를 맞추면서 보통주자본 비율을 방어하려면 은행들은 보통주자본을 늘려야 하고 이는 곧 추가 자본 투입을 의미한다.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제시하고 포용금융 등의 정책을 펴면서 보통주자본 비율을 맞추는 것이 어려워졌다. 가계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아지면서 기업대출이 늘었고 위험 자산으로 평가되는 자산 비중이 늘었다.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과 정책자금이 늘어난 것 역시 비슷한 영향을 줬다.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 이익이 갑자기 엄청 많이 나서 보통주자본 비율이 커지지 않는 이상 필요한 자본 수준은 늘어나게 된다”면서도 “정부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의 기업대출이 늘면서 적립해야 하는 자본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정책적 요구에 부응할수록 자본 적립 부담 늘어나는 구조적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앞으로 정부 기조가 계속되면 비슷한 상황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은 높은 위험성에 따른 높은 수익을 담보로 한다”며 “위험 가중자산이 늘면 자본비율이 악화할 수 있지만 수익이 늘면 다시 개선된다. 성장 가능성 있는 회사를 찾아 투자한 후 수익을 얻는 ‘은행업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구예지 기자 sunris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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