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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건설업, 주택 넘어 에너지로] ① 중동 재건 최고 수혜는 '삼성E&A'

화공은 정유·가스·석유화학 설비, 첨단산업은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공장 등 산업시설, 뉴에너지는 LNG(액화천연가스), 수소·암모니아 등 청정에너지, 수처리 사업을 말한다. 사업 축은 여전히 화공...

[건설업, 주택 넘어 에너지로] ① 중동 재건 최고 수혜는 '삼성E&A'

중동 에너지 인프라 타격…EPC 중심 재건 수요 확대

삼성E&A, 정유·가스 플랜트 중심으로 직접 수혜 가능

작년 수주 잔고 18조...반 이상이 중동

건설업종 평균 대비 PER 낮아...주가 상승여력 30%

삼성E&A의 UAE ADNOC 가스 프로세싱 플랜트. 사진 제공=삼성E&A

건설사들이 해외 에너지 인프라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국내 주택 설계·시공에서 벗어나 글로벌 원전·가스·LNG(액화천연가스) 설비 수주가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원전 발주가 확대되고, 파괴된 중동 에너지 시설을 재건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건설사별 주력 분야는 엇갈린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원전에 강점을 보유한 반면, 삼성E&A와 GS건설은 정유·가스·석유화학 플랜트에 집중하고 있다. 증권가는 원전과 에너지 플랜트라는 두 축에서 각각 현대건설과 삼성E&A를 최선호주로 꼽는다. 양사의 사업 구조와 밸류에이션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삼성E&A는 중동 플랜트 시장에서 축적한 레퍼런스를 발판 삼아 에너지 시설 재건 수요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전체 수주액의 절반 이상이 중동에 쏠려있을 정도로 지역 의존도가 높다. 설계·조달·시공(EPC)을 일괄 수행하는 구조도 갖춰 전쟁으로 훼손된 원유·가스·정유 설비 복구 수요를 직접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틀간 KB증권과 iM증권은 삼성E&A를 건설업 최선호주로 제시하며 목표가를 나란히 6만7000원으로 상향했다. 16일 출발가 5만2000원 기준 상승여력은 약 28.9%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연초 이후 삼성E&A는 125%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대우건설은 662%, 현대건설 159%, DL이앤씨 156%, GS건설 117% 올랐다.

따라서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인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지 않은 편이다. 삼성E&A의 12개월 선행 PER은 14배로 건설업 평균(18.8배)을 밑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36.4배, 31.3배에 거래되고 있다. GS건설(10.5배), DL이앤씨(11.3배)에 비해선 높다.

12개월 선행PER은 향후 1년의 예상 순이익 대비 현재 주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낮을수록 저평가, 높을수록 고평가 됐다고 여겨진다.

국내 건설사들의 주력 에너지 사업. 사진=KB증권

체질 변화 시작, 주가 재평가 국면

삼성E&A는 올 1월 실적발표 당시 사업 부문을 기존 화공, 비화공에서 화공, 첨단산업, 뉴에너지로 재편했다. 화공은 정유·가스·석유화학 설비, 첨단산업은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공장 등 산업시설, 뉴에너지는 LNG(액화천연가스), 수소·암모니아 등 청정에너지, 수처리 사업을 말한다.

사업 축은 여전히 화공 중심이다. 지난해 연 매출 9조288억원 중 화공이 57.1%(5조1513억원), 첨단산업이 28%(2조5311억원), 뉴에너지가 14.9%(1조3462억원)다. 영업이익은 7921억원, 연간 수주액은 6조4000억원이었다.

사측은 올해 가이던스를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8000억원, 신규 수주 12조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보다 각각 13.69%, 8.08%, 13.64% 늘어난 규모다.

증권가는 이를 단순 실적 개선이 아닌 체질 변화로 해석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삼성E&A의) 이번 주가 상승 구간은 단순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아닌 레벨업 과정”이라며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사업 영역(상품, 시장)과 수주 구조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 타격으로 한국 건설사들의 재건 참여 기회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재건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한다면 삼성E&A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참여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E&A의 수주잔고와 글로벌 비중. 사진=삼성E&A

사우디·UAE 등 중동 프로젝트 경험 多

삼성E&A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는 총 17조7562억원이다. 이 중 51%가 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에 집중돼 있다. 국내는 25%, 아시아는 9%, 유럽은 8%, 미주는 7%다.

해외 수주 사업은 대부분 중동 국영 에너지 기업의 대형 가스·정유 플랜트 프로젝트다. 수주총액 기준 상위 10개 사업은 ▲사우디 Fadhili 가스(8조6973억원) ▲멕시코 Dos Bocas 정유공장 2단계(5조6771억원) ▲UAE ADNOC 정유공장(3조937억원) ▲UAE Takreer 카본블랙·코커(3조274억원) ▲아람코 HUGRS 프로젝트(2조5566억원)다.

이어 ▲UAE Taziz 메탄올(2조4168억원) ▲카타르 Ras Laffan 석유화학(2조1411억원) ▲중국 CC-7(1조8212억원) ▲사우디 Jafurah 가스 처리시설(1조8165억원) ▲쿠웨이트 KNPC CFP MAB#1(1조8134억원) 순이다.

수주총액 기준 해외 상위 10개 프로젝트. 단위, 억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사진=박준호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란 전쟁으로 중동 9개국에서 최소 40개의 에너지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에너지 컨설팅 기업 리스타드 에너지는 이 시설 재건에 약 25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 중 EPC 비용이 88%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삼성E&A가 지난 2018년 2월 수주한 바레인의 밥코 정유시설도 이란의 타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해당 시설은 지난 2022년 10월 완성됐으며 수주총액은 1324억원이었다.

배 연구원은 “해당 플랜트는 일 26만7000배럴의 원유를 정제하는 시설"이라며 "밥코 정유 시설은 화재로 인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으며 정비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중동 에너지 인프라 시설의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삼성E&A의 트랙 레코드를 고려하면 향후 유의미한 재건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중동에서 활발히 수주 활동을 이어가는 국내 건설사는 삼성E&A와 현대건설 정도다.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 2007~2014년 중동 수주에 집중적으로 뛰어들었지만, 동일한 프로젝트를 두고 다수의 글로벌 EPC 기업이 경쟁한 터라 수익성 악화로 시장을 이탈했다.

그 가운데 현대건설은 원전과 인프라(도로·댐·발전소 등) 중심으로 사업 축을 이동했고 삼성E&A는 원유·가스·정유 등 전통 에너지 플랜트에 집중했다. 재건 수혜를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배 연구원은 “중동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EPC사가 극소수가 남아있는 것을 감안할 때 중동 재건이 본격화 시 (삼성E&A는)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높은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E&A 파이프라인. 오른쪽 숫자는 도급액(단위 백만달러). 사진=KB증권

재건 수요 외에도 삼성E&A의 중동 잠재 파이프라인은 풍부하다. ▲사우디 카푸지 가스(20억달러), 사우디 암모니아 San 6(35억달러), 카타르 우레아 요소수 플랜트(40억달러), 인도네시아 INPEX PNG(33억달러), UAE Falncon PLA(5억달러)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수주 가능성도 높게 점친다. 수주 경쟁력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장 연구원은 삼성E&A를 '수주 경쟁에서 이기는 기업이 아닌 경쟁 강도 자체를 낮추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높은 매출총이익률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수의 및 제한경쟁(2~3개 업체 경쟁) 형태의 수주 혹은 입찰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며 "고객이 먼저 찾는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어 신규 시장 진출 과정에서 나타나는 비용 증가와 시행착오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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