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학회가 공동 개최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T+1)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변수연기자
한국거래소가 올 하반기 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T+1)을 위한 실무 표준안 마련에 착수한다. 미국 등 주요 시장이 이미 제도 전환을 마쳤거나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정치권과 개인투자자들의 속도전 요구가 커지고 있어서다.
26일 한국거래소는 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학회와 함께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 3월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관련 간담회에서 결제주기 단축을 의제로 제시한 후 유관기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첫 공개 토론회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정부와 업계, 유관기관, 투자자와 긴밀히 소통해 T+1 체계가 조기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발표자로 나선 최훈 거래소 청산결제본부 장내청산결제부장은 “북미권과 유럽권에 이어 홍콩도 내년 시행 계획을 발표했고 일본도 연구에 착수했다”며 “거래소도 올 하반기 결제주기 단축을 위한 실무 업무 표준안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결제주기 단축은 거래 안정성과 투자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노성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격 변동성 위험 완화, 증거금 부담 축소, 투자자 유동성 개선 등을 주요 효과로 제시했다. 결제 기간이 짧아질수록 거래 상대방 부도 위험이 줄고 투자자의 자금 회전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제도 도입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외환시장 결제주기와 증권시장 결제주기 간 불일치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외 투자자의 국내 시장 접근성이 단기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도입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현재 내년 10월 정도로 예상되는 도입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달라”고 주문했다. 개인투자자를 대표해 참석한 ‘슈퍼 개미’ 이정윤 세무사는 “국내 시장에서 T+1의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는 개인투자자”라며 “투자자들이 결제 대금을 더 빨리 받아 부동산 자금이나 사업 자금, 생활 자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편익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증권 업계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승진 미래에셋증권 결제본부장은 “고객과 증권사 모두 실시간 대응 체계로 전환해야 하는 만큼 각 기관의 대응 방향과 전산 구축 일정 등을 구체화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투자가를 대표해 토론자로 참석한 린던 차오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매니징 디렉터는 “한국이 선진 시장과 발을 맞추려는 노력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옴니버스 계좌 체계 개선과 외환시장 유연성·유동성 확보, 증권 대차 네트워크 강화, 전산 자동화 프로세스 구축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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