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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갭투자 막히자 금융대출 급증…증여·상속 자금비중 2배 이상 뛰어[주택시장 큰손 된 30대]

30대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핵심 주축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들의 자금 동원 방식이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초저금리 시대에 이뤄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투자 때와는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갭투자 막히자 금융대출 급증…증여·상속 자금비중 2배 이상 뛰어[주택시장 큰손 된 30대]

30대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핵심 주축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들의 자금 동원 방식이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초저금리 시대에 이뤄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투자 때와는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 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대신 주식·코인 수익금 등 본인 자산과 금융 대출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주식 투자 실현 차익으로 구매력이 높아졌지만 집값이 더 가파르게 오르는 흐름 속에서 증여도 큰 폭으로 늘어난 모습이다.

5일 서울경제신문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주택 취득 자금 조달 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10일부터 4월 말까지 이뤄진 30대의 주택 거래 2만 2258건의 평균 자기자본(증여 등 포함) 비율은 46.1%로 2021년 대비 5.4%포인트 늘었다. 주택 취득 자금 조달 계획서는 규제지역 내 모든 주택과 비규제지역 실거래가 6억 원 이상 주택 매매계약 시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하는 서류다.

30대의 구매력 변화에서 두드러지는 항목은 주식·채권·가상화폐 매각 대금이다. 전체 조달액 대비 비중이 2.0%에서 5.1%로 3.1%포인트 뛰었다. 거래 건당 금액은 평균 886만 원에서 4230만 원으로 약 5배 급증했다. 연초부터 증시가 활황을 띠면서 주식 수익을 현금화해 주택 계약금 등에 보탠 30대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예금은 비중으로 보면 0.4%포인트가량 줄었지만 건당 금액은 6783만 원에서 1억 1989만 원으로 1.8배 늘었다. 조달 자금에서 직접 축적한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6%로 5년 전 18.7%와 비교해 2%포인트가량 늘었고 건당 규모는 8441만 원에서 1억 6982만 원으로 두 배가 됐다.

다만 해당 기간 집값 역시 가파르게 오르며 금융기관 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주택 구입 1건당 총조달액이 4억 5000만 원에서 8억 2000만 원으로 82% 오른 가운데 자기자본 부족분을 금융 대출이 메운 셈이다. 금융기관 대출 비중은 29.1%에서 41.2%로 5년간 12.1%포인트 급증했고 건당 대출액도 1억 3150만 원에서 3억 3872만 원으로 2.6배 뛰었다. 같은 기간 주택을 매수한 40대와 50대의 대출 비중이 26.2%, 15.0%로 낮다는 점에서 30대의 높은 대출 의존도는 눈에 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강도 대출 규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거주 목적의 30대 생애최초주택구입자의 경우 규제지역이라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까지 나온다”며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 신생아 특례 등 정책 대출 기회가 많은 것도 원인일 것”이라고 짚었다. 소득에 비례해 대출 규모가 커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아래 최근 고소득 맞벌이 30대가 대폭 늘어난 것도 금융기관 대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30대 유배우자 가구 중 맞벌이 가구 비중은 지난해 60.4%로 전년보다 1.9%포인트 올랐다. 관련 통계상 처음으로 60% 선을 넘었다.

증여·상속 자금도 눈에 띄게 늘었다. 비중이 3.4%에서 7.5%로 두 배 이상 뛰었고 건당 금액은 1554만 원에서 6199만 원으로 4배 올랐다. 집값 상승분을 자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부모 세대의 지원이 함께 커진 셈이다.

반면 2021년 30대 매수의 핵심 수단이었던 임대 보증금 활용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비중이 24.8%에서 5.7%로 19.1%포인트 급락했고 건당 금액도 1억 1223만 원에서 4709만 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임대 보증금을 활용한 주택 취득 시 대출을 제한하는 등 정부의 갭투자 규제가 직접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중심이 된 30대의 자본 체력이 과거보다 훨씬 탄탄하다는 점에서 집값 향방을 결정지을 세대가 될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 30대는 과거 집값 상승에 쫓기듯 집을 사던 ‘영끌’과 ‘패닉바잉’ 때와는 질적으로 다른 자본 체력을 가진 채 부동산 시장을 주도해가고 있다”며 “화성 동탄 등 30대가 관심을 가지는 지역에 국지적 급등세가 나타났던 것처럼 이들이 주택시장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려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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