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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강의실은 옛말, 이젠 공장이다'… 대학 캠퍼스 삼킨 클린룸·드라이룸

삼성전자·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이 직접 과제를 출제하고 학생이 이를 푸는 경진대회 'STOB리그'가 대표적이다. 인하대 바이오 학과는 기업이 제출한 제안요청서(RFP)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실험실 안에서...

'강의실은 옛말, 이젠 공장이다'… 대학 캠퍼스 삼킨 클린룸·드라이룸

교육부,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성과교류회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3년의 기록

기업이 과제 내고 대학이 장비 갖춰 3500명 인재 배출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공정 실습실에 들어서자 클린룸 복장을 갖춘 대학생들이 웨이퍼를 직접 다루고 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 자리엔 '견학 온 학생들'이 있었다.

대학 캠퍼스가 달라지고 있다. 반도체 공장에나 있던 클린룸이 강의동 옆에 들어섰고, 이차전지 제조에 쓰이는 드라이룸이 실습실을 채웠다. 교육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2023년 시작한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재정지원사업'이 만들어낸 변화다. 두 기관은 17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2026년 첨단산업 특성화대학 성과교류회'를 열고 그간의 성과를 공유했다.

■견학 대신 FAB 공정 직접 체험

경북대는 산업 현장과 유사한 클린룸을 구축했다. 학생들은 FAB 투어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 공정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한다. 한양대 에리카는 드라이룸과 코인셀 충방전 시스템을 도입해 전극 제조부터 성능 평가까지 단계별 실습이 가능해졌다. 인하대 바이오 학과엔 AI 바이오공정 컴퓨터 실습실이 생겼다. 공정 설계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한 공간에서 배운다. 3년간 전국 특성화대학에 도입된 실험·실습 장비만 447건이다.

■삼성·SK가 낸 과제 풀며 실전 감각

기업이 교육과정 안으로 들어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이 직접 과제를 출제하고 학생이 이를 푸는 경진대회 'STOB리그'가 대표적이다. 인하대 바이오 학과는 기업이 제출한 제안요청서(RFP)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실험실 안에서 실제 산업 문제를 다룬다. 경북대는 학생이 관심 분야를 직접 고르면 해당 분야 산업계 실무진이 특강과 프로젝트를 이끄는 방식을 운영 중이다. 현재 33개 사업단에 참여하는 기업은 총 693개다.

■학위 장벽 허물고 업적 평가 개편

인프라와 수업만 바뀐 게 아니다. 아주대와 한밭대는 공동교육과정을 만들어 학점을 교류하고 공동학위를 수여한다. 인하대·강원대는 계절학기 제한학점을 높여 공동학위 이수를 수월하게 했다. 교원업적평가 규정도 손봤다. 산학협력에 나서는 교수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평가 기준을 바꿨다. 학사 시스템 자체를 첨단산업 인재양성에 맞게 재편한 것이다.

■3500명 배출 성과 뒤로 남은 숙제

사업 시작 3년 만에 3576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냉정하다. 지난해 열린 인재양성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지방 기업의 인력난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후속 사업 없이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우려도 나왔다.

올해는 로봇 분야가 새로 추가됐다. 피지컬 AI 시대를 대비한 포석이다. 캠퍼스가 공장을 닮아가는 속도만큼, 정책의 속도도 따라붙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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