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5주 연속 이어진 상승폭 둔화 흐름에서 벗어나 반등했다. 집값 하락을 주도했던 강남권의 낙폭이 줄어든 가운데 금천·관악·구로구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한층 강해졌다. 여기에 삼성전자 사내대출에 따른 유동성 유입으로 경기 남부 아파트값까지 고공행진을 하면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지역별로 집값 흐름이 엇갈리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첫째 주(5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2% 올라 87주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넷째 주 0.29%에서 지난주 0.09%까지 5주 연속 축소됐다가 이번 주 0.12%로 반등했다. 강남권의 가격 조정이 깊어지면서 서울 전체 집값의 하락 전환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6주 만에 상승폭이 다시 확대됐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이어졌던 강남권의 하락세는 다소 잦아들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0.56%에서 -0.34%로 낙폭이 0.22%포인트 줄었다. 서초구 역시 -0.33%에서 -0.27%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다만 송파구는 -0.19%로 전주와 같은 하락률을 기록했고 용산구(-0.01%)도 2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강남권의 가격 조정 강도는 약해졌지만 여전히 하락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서울 중저가 지역에서는 매수세가 이어지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금천구는 0.25%에서 0.34%, 관악구는 0.21%에서 0.33%, 구로구는 0.20%에서 0.28%로 상승률이 높아졌다. 마포구(0.08%→0.22%)와 도봉구(0.23%→0.32%)도 오름폭이 커졌다.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률도 0.15%에서 0.18%로 확대됐다. 수원 영통구가 0.62%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남 분당구(0.56%), 안양 동안구(0.41%), 광명시(0.39%), 하남시(0.35%), 용인 기흥구(0.35%) 등도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사내대출을 통한 자금 유입이 수원 일대의 매수세를 자극한 데 이어 반도체 산업 종사자들의 주거 수요가 인접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원 집값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화성 병점구(0.33%)와 오산시(0.19%) 등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특별성과급 지급 계획이 구체화하면서 경기 남부의 집값 상승세가 서울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날 삼성전자는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성과급 지급 기준을 공지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는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성과급이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포함해 세전 약 7억50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광교 신축 아파트와 송파구 문정동 아파트의 가격이 비슷하다면 서울을 선호하는 반도체 종사자들이 문정동을 선택할 수 있다”며 “경기 남부의 유동성 유입 효과가 서울 등 수도권 인기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번 상승폭 확대가 서울 집값의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남 연구원은 “강남3구는 세제 개편의 불확실성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당분간 가격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서울 중저가 지역과 경기 남부는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실수요가 이동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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