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코스피가 9000선을 눈앞에 두면서 지난해 ‘부동산 대신 증시’를 선택했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투자 판단도 재조명되고 있다. 다주택 논란 이후 아파트를 처분하고 ETF에 투자한 자금이 최근 증시 랠리와 맞물려 상당한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우면동 소재 아파트를 매각한 뒤 계약금으로 코스피·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했다. 당시 이 원장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하던 아파트를 18억원에 처분했으며, 계약 체결 당일 KB증권 영업점을 방문해 관련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투자 종목과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통상적인 계약금 규모를 고려할 때 약 2억원 안팎이 투자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투자 시점 이후 국내 증시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ETF인 KODEX 200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지난 1일까지 약 150% 넘게 상승했다. TIGER 200, ACE 200, RISE 200 등 주요 코스피200 ETF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 때문에 당시 계약금 전액이 코스피200 ETF에 투자됐다고 가정할 경우 평가이익만 3억원 이상 발생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코스피가 지난해 4000선 수준에서 이날 기준 8800선을 넘어서는 등 강한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다.
코스닥 투자 성과도 양호한 편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은 약 20%가량 올랐다. 만약 이 원장이 코스피와 코스닥 ETF를 절반씩 나눠 담았다면 평가차익은 1억원 후반대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실제 투자 비중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이는 단순 추산에 불과하다.
이 원장은 올해 2월 기자간담회에서 투자 성과를 묻는 질문에 “수익률이 상당히 좋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아파트 잔금이 들어오면 추가로 ETF 투자를 할 생각”이라며 “적립식으로 샀다면 더 좋았겠지만 결과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부동산 투자와의 비교다. 이 원장이 지난해 18억원에 매각한 우면동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는 약 19억5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매각가 대비 1억5000만원 정도 오른 셈이지만, ETF 투자 수익이 추정치대로 실현됐다면 상승 폭은 이를 크게 웃돌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정부가 강조해온 ‘부동산 자금의 자본시장 유입’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실제 투자 규모와 종목, 수익률이 공개된 것은 아닌 만큼 현재 거론되는 수익 규모 역시 공개된 지수 상승률을 바탕으로 한 추정치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한편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재산변동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 원장의 재산은 407억3228만원으로 집계됐다. 취임 직후보다 22억4353만원 늘어난 규모로, 금융권 고위 공직자 가운데 재산 규모와 증가액 모두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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