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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강경파 ‘졸속협상’ 반발 의식…트럼프 “며칠 더 생각해 보겠다”[美-이란전쟁]

91일째 이어지고 있는 이란 전쟁이 최대 분수령을 맞이했다. 결렬을 거듭하던 미국과 이란의 종전안이 극적인 합의 직전에 이른 것이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나란히 배석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91일째 이어지고 있는 이란 전쟁이 최대 분수령을 맞이했다. 결렬을 거듭하던 미국과 이란의 종전안이 극적인 합의 직전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이란 종전이 임박했다”고 수차례 밝히고 번복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느 때와 달리 ‘생각할 시간’을 요구하면서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협상안에 대한 중동 내 동맹국들의 반발, 미국 내 이란 강경론자들의 목소리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란의 입장도 그대로여서 이번 1차 협상안이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60일 안에 농축우라늄 문제를 처리해야 하는 2차 협상도 난관이 예상된다.

28일(현지 시간) 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방안에 며칠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 서명 쪽으로 기울고 있으나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J D 밴스 미 부통령은 악시오스에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하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한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밴스 부통령은 “대통령이 합의를 승인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를 바라지만 아직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는 배경에는 중동 동맹국들과 미국 내 강경론자들의 반발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이란과의 MOU 내용을 동맹국들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국 가운데는 이스라엘의 반발이 가장 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을 미룬 또 다른 이유는 이란이 약속을 깰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을 미룬 데 대해 “이란 측이 서명한다고 했다가 입장을 뒤집지 않을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악시오스에 전했다. 실제로 이번에 알려진 MOU는 그동안 이란이 주장해온 휴전안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 이란은 “최종 합의를 하지 않았다”며 합의 임박설에 선을 긋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양측이 입장 차를 상당히 좁혔지만 여전히 많은 이견이 있다”며 “협상이 파키스탄과 카타르를 통한 간접 방식으로 진행돼 양측이 동일한 합의문을 두고 협의하는지조차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협상에 능통한 외교 소식통은 NYT에 합의문 초안이 초기 60일간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협상을 진행하되 연장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밝힌 반면 이란 측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협상 기간 동안의 ‘종전 선언’이 포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재개방도 여전히 핵심 쟁점이다. 미국은 해협이 즉시 재개방되지만 미국의 해상 봉쇄는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이란 측은 미국의 해상 봉쇄가 30일 이내 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협상단은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부과가 가능한 체제 개편을 요구하고 있는데 일부 미국 협상단은 이러한 문제를 2차 협상에서 다루자고 제안한 상태다.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에브라힘 레자이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대변인은 2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은 전 세계적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며 “각국은 (이란의) 허가를 요청하고 통행 수수료를 지불하며 혁명수비대 해군의 유도하에 선박이 통항하고 있다”고 통행료를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모든 부분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더라도 농축우라늄 문제는 과제로 남는다. 추후 이란이 보유한 440㎏의 우라늄 비축분과 저농축 핵물질 10톤 처리 문제가 테이블에 오르면 또다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국제 사찰단의 감독 아래 희석이나 제3국 이송도 수용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27일에는 “러시아나 중국이 가져가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돌아섰다. 그러나 잘랄 데흐가니 피루자바디 이란 외교 전략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날 중국이 미국과 이란 간 합의의 보증 국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협상에서 이란이 핵 문제를 이행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트럼프는 경제적·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동에 파견된 미군의 철수는 최종 합의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씨는 남았지만 주식시장은 일단 타결에 무게를 실었다. 29일 오전 9시 34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7.59포인트(0.25%) 오른 5만796.56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 대비 16.84포인트(0.22%) 상승한 7580.47,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9.64포인트(0.18%) 상승한 2만6967.11을 가리켰다.

다만 국제유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9일 장 초반 배럴 당 87.24달러로 전날 대비 1.87%, 브렌트유는 92.03달러로 전날 대비 1.79% 하락했다. 그러나 두바이유는 102.55로 전날 대비 0.41%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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